국내 연구팀이 금속이 산소에 닿으면 일어나는 산화 반응을 이용해 친환경 화합물 '포름산'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이종람 신소재공학과 교수·통합과정 조원석 씨가 장호원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비스무트(Bi) 촉매의 이종접합계면에서 생기는 응력이 이산화탄소 환원 효율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은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용해된 탄산염 수용액을 이용해 이뤄진다. 대부분 금속 물질로 만들어지는 촉매들은 수용액과 닿으면 일부가 산화물 또는 수화물로 바뀌기 마련이다. 금속과 금속-산화물이 뒤섞인 이종 접합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간 이종 접합 구조가 이산화탄소 환원 효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전무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비스무트 촉매가 탄산염 수용액 상에서 쉽게 꽃잎 모양의 금속-산화물 옥시탄산 비스무트로 바뀜을 확인했다. 이산화탄소 환원을 위해 이 물질에 일정한 에너지를 가하면 꽃잎 모양은 유지하되, 다시 금속으로 되돌아간다. 이때 금속-산화물 일부가 남아 금속과 이종 접합 계면을 형성한다.
연구 결과, 결정 상수(lattice constant)가 서로 다른 두 물질의 계면에서 생기는 응력에 의해 이산화탄소를 포름산으로 전환하는 효율이 한층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가공, 보존제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는 포름산은 수소를 저장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의 '열쇠'로 여겨진다. 환원 과정에서 생기는 산화 반응과 촉매 효율의 상관관계를 밝힌 이번 연구는 향후 다양한 촉매를 설계할 때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람 교수는 “그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이종 접합 구조와 이산화탄소 환원 효율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뜻깊은 성과”라며 “이산화탄소로 인해 일어난 다양한 생태적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에너지 앤 인바이러먼털 머터리얼즈(Energy & Environmental Materials)'에 발표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