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새 정부에서 탄소중립을 위해 국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발전을 현행보다 확대하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세계 10대 탄소배출국인 우리나라가 이제는 오명을 벗고 이제는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까지 나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반 전 총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자신문 '창간 4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서 새 정부가 탄소중립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개편된 탄소중립위원회에 힘을 싣고 국가의 모든 역량을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쏟아야 한다는 주문이다.
반 전 총장은 “2050년까지 대한민국을 포함해 150개 나라가 탄소중립을 한다고 발표했고 이를 위해서는 모든 기술·행정·제도 조치 중심을 탄소중립에 둬야 한다”면서 “새 정부 들어 탄소중립위원회가 개편됐고 이것(탄소중립 대응)은 당장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서는 원전 등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모든 재원과 역량을 동원해도 부족할 판인데 지난 정부에서 재생에너지를 2050년까지 70%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원전을 29% 현재 쓰고 있는 것을 7%까지 내렸다”면서 “새 정부에서 탄소중립에 있어서 재생에너지를 확 줄이고 원전을 대신 올리는 것은 잘됐지만 (원전 발전을)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세계 기후위기가 인류 문명 존속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들어섰다고 우려했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마을인 러시아 베르호얀스크 마을이 지난해 영상 48도까지 오른 사례를 언급하면서 기후위기가 실체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자료를 인용,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약속한 기후온도 1.5도 중 이미 1.1도까지 상승했다는 사실도 전달했다.
반 전 총장은 “지금 식으로 대응하면 2050년 온도가 2.5도 상승하고 바다 해면은 최소 0.6m에서 3m까지 상승한다”면서 “인류 문명 존재 자체가 무너진다는 것이 협박성 보고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수십년간 축적해 연구한 자료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세계 10대 탄소 배출국 오명을 이제는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까지 나서서 탄소중립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 전 총장은 “국민이 쓰는 종이 한 장, 전기도 모두 다 탄소연료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것을 전부 바꾸지 않으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면서 “정부 혼자서는 힘들고 국민도 함께 해야 한다. 탄소중립만이 우리가 살고 지구가 살고 앞으로 자라날 미래 세대가 잘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자”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