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12건 훔쳐 조명 제품 판매”
유통사 상대 판매금지 승소에도
침해 행위 지속되자 직접 소송
서울반도체가 미국 최대 조명 회사 파이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파이트 조명 유통사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전개, 판매 금지 판결을 받았지만 침해 행위가 시정되지 않아 제조사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반도체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에 “파이트가 12개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해 조명 제품을 제조, 판매한 행위에 대해 해당 제품의 판매금지를 요구한다”며 소장을 지난달 제출했다.
서울반도체는 파이트 특허 침해 제품이 지속 판매되자 미국에서만 다섯 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두 번은 승소했다. 2019년과 2020년 텍사스 동부연방지방법원과 캘리포니아 중부연방지방법원은 파이트 특허 침해 제품을 유통한 업체에게 제품 판매금지 명령을 내렸다.
파이트 특허 침해가 중단되지 않자 서울반도체는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는 파이트 제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유통사 에이스 하드웨어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에 유통 경로뿐만 아니라 침해 제품의 근원까지 차단하기 위해 파이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반도체는 특허 침해를 일삼는 회사에 지속적으로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글로벌 순위 5위 업체 대만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업체 에버라이트가 대표적이다. 에버라이트는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하고 영업비밀을 탈취, 국내외 법원으로부터 처벌을 받은 바 있다. 독일 법원은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2018년과 2019년 에버라이트 LED 제품 판매 금지와 제품 회수를 명령했다. 수원지방법원은 6월 에버라이트에게 서울반도체의 영업비밀과 국가 산업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해외 기업 최고 액수 벌금형을 내리기도 했다.
서울반도체 원천 LED 렌즈 특허를 오랫동안 침해한 백라이트유닛(BLU) 렌즈 기업 일본 엔플라스와 6년간 특허 싸움에서 최종 승리했다. 2016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은 엔플라스가 서울반도체 LED 렌즈 특허를 고의로 침해했다고 판결한 바 있다. 2019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서울반도체의 승소 판결을 최종 확정한 바 있다. 엔플라스와는 현재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서울반도체가 승소한 소송은 99건에 달한다. 서울반도체는 세계 2위(관계사 제외 순위) LED 기업으로 1만8000여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지식재산권을 무시하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외치는 이중적인 행동을 하는 나쁜 기업이 있다”며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