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상륙…손해보험업계 '비상'

지난달 침수차 접수 1만1685대
추정 손해액 1637억원 달해
재해 빈번…손해율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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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력을 더해가며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하늘길도 줄줄이 막힌 가운데 5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토잉카에 연결된 여객기가 계류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날 국내 14개 공항에서 출발하는 여객기 290편의 운항을 중단시켰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지난달 집중호우로 1만대 넘는 자동차 피해가 발생해 1600억원대 손해가 난 손해보험업계가 이번엔 제11호 태풍 '힌남노' 상륙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집중호우가 서울 강남구 등 특정 지역에 몰리며 많은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이번 태풍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이 영향권을 두고 있어 자동차 침수, 주택·공장 파손 등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차 피해 건수는 1만1685대로 집계됐다. 손보사가 감당해야 하는 추정 손해액만 1637억원에 이르렀다. 집중호우의 악몽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에 초강력 태풍으로 손보사가 긴장하고 있다.

5일부터 한반도를 영향권으로 하는 힌남노로 말미암아 주요 손보사는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각 보험사는 재해, 재난 등 위기 발생을 대비한 비상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피해 상황을 접수하는 콜센터나 상황실 등 일부 부서는 24시간 근무에 들어갔다. 비상팀, 재해대책반 등도 구성한 상태다. 비상팀 등은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을 고객 동의 아래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요 보험사마다 상황실을 운영해 실시간으로 전국 피해 현황 접수를 받고 있다”며 “태풍이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 부산 등 남부지방 보험 가입자들에게 피해 예방법 등을 주기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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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

보험사가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건 이번 태풍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강력 태풍일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다. 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의 하나인 2003년의 '매미'와 비견된다. 한반도를 강타한 매미로 당시 자동차 피해 대수 4만1000여대, 손해액만 911억원에 달했다. 주요 피해 지역은 경남·경북·부산·강원이었는데 이번 힌남노 예상 경로가 이와 유사하다.

손보사는 실적 악화도 우려한다. 침수차 피해로 인한 보험금 지급으로 이미 3분기 실적이 다소 악화한 상황에서 가을철에 여러 번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점에서 자연재해로 말미암은 추가 손해율 심화가 예상된다. 통상 가을철엔 나들이객 증가, 명절 연휴 차량 이동 증가, 태풍 등으로 손보사 손해율이 급등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침수와 파손 등으로 인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불 보듯 뻔하다”며 “태풍 강도에 따라 공장, 사업장 등에 대형사고가 발생하면 기업보험 손해율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보험업계에선 손해율이 1%포인트(P) 오르면 1500억원의 손실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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