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전환 'ON'] <2부-7> 르포-국내 재생에너지 현실과 과제

[2부] 에너지 안보·탄소중립 전환 <7> 르포-국내 재생에너지 현실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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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 영양읍의 GS풍력발전단지. 해발고도 700미터에는 풍력발전기가 일렬로 늘어서 있다. 휴대폰 소음측정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측정해보니 50~60㏈로 사무실의 일상소음과 비슷했다. 당시 바람은 초당 3m 수준으로 풍력발전기가 가동을 시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경북 영양군은 국내에서 풍력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방자치단체 중 1곳이다. 특히 육상풍력발전을 대규모로 구축해 청정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GS풍력발전에 따르면 영양군 내는 △GS영양풍력발전(59.4㎿) △무창풍력발전(24.15㎿) △양구리 풍력(75.9㎿) △영양풍력발전(61.5㎿) 등 4개 풍력발전단지가 운영되고 있다. 현재 공사 중인 영양제2풍력발전단지(42.0㎿)까지 고려하면 총 262.95㎿에 달한다. 재생에너지로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력을 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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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의 GS풍력발전단지 전경.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대규모 태양광·풍력발전단지 건설 '박차'

경북 영양군의 풍력발전단지들은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수용성을 확보한 사례로도 꼽힌다. 한 예로 GS풍력발전은 경북 영양군에 영양제2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면서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루트에너지와 함께 주민참여형 사업을 설계했다.

주민참여형 사업은 지역주민이 발전소에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발전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연금처럼 일정부분 소득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주민 주도로 지역재생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건설하면서 주민들은 이익을 배분받으면서 수용성 확보에 유리하다.

김정훈 GS풍력발전 차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 수용성”이라면서 “투자 수익 공유도 중요하지만 주민들과 상생하고, 경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전남 신안군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 태양광발전사업 또한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수용성을 확보했다. 전남 신안군 안좌태양광발전소는 1차 사업은 96㎿ 태양광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340㎿ 규모로 조성됐다. 192㎿ 규모로 조성될 2차 사업까지 합하면 ESS와 태양광 설비를 모두 합해 국내 최대 용량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1차 사업은 지난 1월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2차 사업은 올해 연말 상업운전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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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 태양광발전소 전경.

KCH그룹은 대규모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남 신안군과 협업해 주민 수용성과 사업성을 높인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사업은 간척지로 개발됐지만 방치된 폐염전 부지를 활용해 사업성을 높였다. 일사량이 좋은 염전 지역은 태양광 발전효율을 높일 수 있다. 주민 수용성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발전사업자는 전남 신안군과 협업해 '주민 참여형 이익공유제'를 실시했다. 전남 신안군은 2018년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특수목적법인(SPC)에 따른 이익 공유 방안을 만들었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KCH 쏠라시티에 따르면 1·2차 사업을 합해 총 288㎿를 상업발전하면 20년간 약 250억원, 1인당 분기별 30만원 연간 120만원씩 지급받을 수 있다.

KCH 쏠라시티 관계자는 “안좌스마트팜앤쏠라시티 태양광발전사업은 염해 농지 최초 대규모 발전소 건설 완공사례”라면서 “30년간 불법 새우 양식장으로 사용했다가 농지법을 개정해 (발전사업을 위한) 부지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핵심기술 개발도 '본격화'

국내에서는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개발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해상풍력발전은 바다에 풍력발전을 설치해 발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육상풍력과 비교해 입지제약에서 자유롭고 대형 풍력발전 터빈을 활용하거나 발전단지를 대형화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이용률을 확보할 수 있다. 풍력발전 청정에너지를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7월 2030년까지 12GW 해상풍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한국해상풍력을 구축하고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우리나라에 구축될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들의 선도적인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1단계 실증단지, 2단계 시범단지, 3단계 확산단지까지 점차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대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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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인근 해역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특히 2020년 완공된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해상풍력 테스트베드 실증을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2011년에서 2020년까지 총 사업비 3718억원을 들여 구축했다. 전북 고창군 상하면 구시포항에서 약 9km 거리에 건설된 이 발전단지는 두산에너빌리티의 3㎿ 풍력터빈 WinDS3000을 활용한 발전기 20기가 운영되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는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한 핵심기술을 실증했다. 풍력발전기 20기 중 17기는 경량화로 블레이드 길이를 기존 100m에서 134m까지 확대한 탄소섬유블레이드를 적용했다. 또 이 중 1기는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신기술인 '석션버켓 공법'으로 하부 기초구조물을 구성했다. 이 공법은 기존에 쓰이던 '자켓 공법'에 비해 시공 기간을 43일에서 2일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인근에는 세계 최초로 무인 해상변전소도 건설됐다.

국내에서 진전된 해상풍력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8㎿ 해상풍력터빈 D205를 내년 상용화할 계획이다. 현재 전남 영광군 전남 테크노파크에서 실증하고 있다. 기존에 국내에서 주로 활용되는 3㎿ 풍력발전기보다 두 배 이상 큰 용량을 갖췄지만 12~14㎿가 주력인 유럽 주요 업체의 풍력발전기보다는 용량이 부족하지만 풍력발전기는 로터 직경 205m로 우리나라의 저풍속 환경에 특화해 개발했다.

진종욱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우리나라에서 정격출력을 낼 수 있는 날은 1년 중 17.0%이고, 62.2%는 정격출력 이하에서 바람이 불어온다”면서 “우리나라는 해외보다 인프라 구축도 늦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8㎿ 용량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해상풍력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한국해상풍력은 2단계인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단지를 약 2조4000억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1단계 실증단지가 국내 해상풍력 핵심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했다면 2단계 시범단지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경제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상케이블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산 기자재를 활용한 1단계 실증단지와는 달리 외산 부품 활용도 고민하고 있다.

여영섭 한국해상풍력 대표는 “(서남해 해상풍력 시범단지는) 투자비가 2조4000억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기본적으로 수익이 나오는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그 과정에서 국산 기자재 사용 문제도 대두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영양(경북)·고창(전북)·신안(전남)=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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