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 출범하는 KB라이프생명 초대 사장이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환주 KB생명 대표와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 산하 두 생명보험사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합병을 앞두고 정보기술(IT) 통합에 이어 보험업무, 홍보·마케팅 등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라이프 사옥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푸르덴셜타워로 확정했다.
여기에 두 회사가 하나가 되는 만큼 조직 통합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은 초대 대표를 누가 맡느냐다. KB금융 수뇌부의 의중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환주·민기식 대표 중 한 명을 고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공동대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정통 KB맨 출신인 이 대표는 KB국민은행에서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엔 KB금융 재무총괄(CFO)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CFO 출신 계열사 사장은 또 있다. 김기환 KB손보 대표도 지주 CFO 출신이다. 이재근 국민은행장도 지주에서 재무총괄 상무를 맡은 적 있다.
1964년생으로 KB금융 내에서 젊은 최고경영자(CEO)에 속한다는 점도 이 대표 장점이다. 다만 보험사 CEO를 맡은 게 올해 처음이라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민 대표는 보험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962년생인 민 대표는 연세대 수학과를 나온 뒤 1988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로 보험업계에 발을 들인 뒤 푸르덴셜, PC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에 오래 몸담았다.
DGB생명 대표이사를 맡던 중 발탁돼 2020년 8월 푸르덴셜생명 대표로 영입됐다. 외부 인사이자 '보험통'인 민 대표를 통합 이후 물러나게 하기엔 KB금융으로선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주력 영업 채널이 다르다는 점도 통합 초반 공동대표 체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KB생명은 은행 채널 중심 방카슈랑스에 강점이 있고, 푸르덴셜생명은 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설계사 중심 영업에 특화돼 있다. 이 대표와 민 대표를 각자 대표로 두고 수십년 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업해온 이들을 하나로 묶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B금융은 오는 11월 말부터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가동해 다른 계열사와 함께 KB라이프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