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 "인터넷은 출발부터 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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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

“인터넷의 역사를 살펴보면, 망 이용대가 문제의 해법을 손쉽게 풀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연결성을 제공하는 인터넷망에 대한 연결은 단 한 번도 무상이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조대근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서강대 겸임교수)은 20여년 이상 글로벌 통신규제 정책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조 위원은 옛 데이콤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옛 하나로텔레콤에서 근무한 것을 계기로 인터넷 규제역사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글로벌 통신 컨설팅 기업 오범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규제 컨설팅 전문업체 잉카리서치앤컨설팅을 창업했다가 올해 초 법무법인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조 위원은 글로벌 시장 규제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며 우리나라의 정책·시장 동향을 예측해왔다. 그는 “망 중립성 개념이 생소했던 2009년부터 망 중립성을 연구한 건 미국의 정책방향이 언젠가는 한국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2013년 구글의 프랑스 오랑쥬에 대한 망 이용대가 지급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프랑스 아침방송을 다운로드받아 영어로 재번역해가면서까지 연구했다”고 떠올렸다.

그가 세계 규제 동향을 연구했던 것과 반대로, 이제 세계 규제기관이 한국에서 벌어진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대가 소송전을 주목하며 정책동향을 따르기 시작했다.

망 이용대가 분쟁에 대한 그의 해법은 단순하면서도 일관적이다. 조 위원은 “인터넷의 출발선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면, 문제의 본질이 보인다”며 “사건의 본질은 넷플릭스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해 이용한 타인의 자원의 반대급부가 무료라고 주장하는 것이지만, 그건 틀렸다”고 단언했다.

인터넷은 출발선에서부터 단 한 번도 무상인 적이 없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1980년대 미국정부와 국립과학재단(NSF) 주도로 미국 동서를 횡단하는 연구망 개념의 인터넷 백본망을 구축했다. 백본망에 연결하기 위한 회선과 설비 자체는 유지비용이 필요했지만, 일시적으로 공공이 재원을 부담했다. 당시에도 미국의 대학은 인터넷 망에 연결하기 위해 지역 통신사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했고 통신사는 라우터 등 회선 설비 유지비용으로 사용했다. 이후 미국 통신사와 인터넷 시장이 성장하면서 대형통신사 간에 '티어1'이라는 그룹을 형성하고 상호 간에는 무정산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이용자와 지역사업자로부터 요금을 받아야 데이터를 공중 인터넷망으로 보내기 위한 회선 유지가 가능했다.

조 위원은 “미국 문헌을 조사해 자료를 찾아낸 결과, 인터넷을 최초 설계하고 구축한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상업적 거래 개념은 없었다”며 “하지만, 일반 이용자건 기업, 대학이건 회선을 제공받고 인터넷 백본을 포함한 공중 인터넷에 들어가면 돈을 한 번은 낸다는 사실은 여러 문헌에서 확인될 정도로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이메일 시대에는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환비율이 대칭적이었지만, 동영상이 중심이 된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의 변화로 더 이상 불가능하다”며 “인터넷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려면 유지비용을 분담해야 하는데, 수익자 부담, 비용 유발자 부담 원칙이 적용될 수밖에 없으며 세계 통신규제기관이 공통적으로 망 이용대가 정책을 고민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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