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구성 끝나니 소위 위원장 놓고 '갈등'

野 "여당서 기재위원장 맡았으니
조세소위 등 야당 몫으로 보장"
與 "尹 정부 세제개편 발목잡아"

2주 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를 앞두고 주요 상임위원회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여야간 기싸움이 팽팽하다. 이번에는 소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다툼의 원인이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조세 부문을 담당하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와 방송 및 ICT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2소위를 두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상임위는 세제개편과 공영방송 투명성 등 민감한 이슈가 있어 양측 모두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기재위는 종부세 등 세제개편 과정에서 제기되는 부자감세 논란이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1세대 1주택 특례 등을 도입하기 위해 이달 20일 전에는 이를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조세소위 위원장을 요구해 미뤄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여당이 맡아오던 조세소위를 욕심내며 윤석열 정부 세제개편을 발목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기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하는 만큼 조세소위 등 소위원회에 대한 선택권을 야당에게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윤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세제개편에 부자감세 논란이 있는 만큼 야당의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종부세 개편안을 20일까지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실제 고지서 발급은 11월 1일부터로 국민의힘의 주장일 뿐 시간에 쫓길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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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방위는 공영방송 이슈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과방위는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논란 이후 경찰국이 문제가 된 행정안전위원회와 함께 막판까지 갈등을 빚은 곳이다. 연이은 선거로 일부 공영방송의 정치적 편향성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여야 모두 서로를 향해 공중파 장악이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방위원장을 맡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여당을 패싱하면서 과방위가 파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체회의 일정을 독단적으로 잡아 여당 간사만 선임하고, 일정협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민주당이 공영방송 장악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오히려 국민의힘 측이 과방위 일정협의에 응답이 없다고 했다. 방송을 담당하는 2소위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일부 언론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국민의힘이 언론 길들이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여야 모두 기재위 조세소위와 과방위 2소위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기재위 소속 관계자는 “정권도 기재위원장도 보수가 다 가져간 상황에서 적어도 소위에 대한 선택권은 야당에 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과반 의석과 함께 다수 상임위를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여당으로선 새정부 정책 지원을 하기 위해 소위원회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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