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물류비 지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40% 가까이 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둔화 악재까지 겹쳐 고민이 깊다.
16일 삼성전자 2022년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원자재 평균 가격이 최대 50% 이상 뛴데 이어 물류비 역시 4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주요 원자재인 모바일 AP 평균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58%나 올랐다. 카메라 모듈과 연성회로기판(FPCB) 가격도 각각 10%, 19%가량 뛰었다. 반면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45% 하락했다. 삼성전자 DX부문 원자재 매입 비용은 39조33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8% 증가했다.
운반비 증가도 심화됐다.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 운반비는 1조84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6% 올랐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도시 봉쇄 조치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주요 제품 평균 가격은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을 반영하지 못했다. 상반기 삼성전자 TV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대비 4% 하락했다.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기업의 공급이 풀리면서 패널 가격 하락 폭이 컸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제품 가격은 9% 가량 올랐다.
LG전자도 원자재·운반비 부담이 이어졌다. 주 원자재인 구리는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 뛰었고 스틸(22%), 레진(20.3%), 이미지 센서(21.1%) 등도 2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원자재 평균 가격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매입 비용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원재료 매입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난 7조4692억원으로 나타났다. TV 부문인 홈엔터테인먼트(HE)와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8.3%, 3.3% 지출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운반비는 총 2조12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6%나 늘었다. LG전자는 1분기에도 1조773억원 운반비를 지출, 전년 동기 대비 52.1%나 증가한 바 있다.
원자재·운반비 지출은 늘었지만 제품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거나 소폭 하락에 그쳤다. 전반적인 수요 둔화 국면 속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가격 상승 부담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 상반기 냉장고·세탁기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해 대비 3% 올랐다. TV와 모니터도 각각 4%, 2.7% 오르는데 그쳤으며, 에어컨은 5.9% 하락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주력인 가전 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5.3%) 나는 등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