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5사, 서프라이즈 실적에도 보험료 인상 카드 '만지작'

자동차보험 이익 전환 임입어
업계 전반 '역대급 실적' 달성
폭우피해로 손해율 상승 불가피
하반기 보험료 재산정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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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장마가 이어진 9일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일대에서 전날 내린 폭우에 침수됐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손보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주요 5개 손해보험사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지만 하반기 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번 실적 훈풍은 매년 적자에 시달리던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이익을 낸 것이 결정적인데 이달 때아닌 집중호우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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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손보사는 상반기 일제히 실적 신기록을 썼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3684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한 수준이다.

DB손해보험은 순이익 562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2% 늘었다.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은 4640억원, 4394억원을 벌어들여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8.9%, 207.5% 급증했다.

삼성화재도 작년 동기 대비 0.8% 성장한 순이익 7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1400억원의 특별배당 기저효과가 반영된 탓에 증가 폭이 작지만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이 18.9% 증가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주요 손보사가 좋은 실적을 낸 배경엔 자동차보험이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차량 이용이 감소했고, 자연스럽게 병원을 찾는 사람도 줄어 보험금 지급이 감소했다. 또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청구 건수가 급감한 요인도 있다.

그럼에도 손보사가 보험료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린 집중호우 때문이다.

상위 5개 손보사에 지난 8일부터 16일 오전까지 접수된 침수 차량 피해는 9760대에 이른다. 추정 손해액만 1365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주요 손보사는 이번 집중호우에 이어 태풍, 겨울철 폭설 등 하반기 전반적인 손해율 상승 요인을 근거로 보험료 인상 검토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집중호우만으로도 하반기 손해율 악화가 예상된다”며 “기후로 인해 하반기 손해율이 올라갈 예정이어서 연간 손해율을 보고 보험료 재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료는 손보사, 협회, 금융당국 등이 물밑 협상을 벌여 개별 회사가 최종 결정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이익을 낸 주요 손보사는 올해 초 1~2%가량 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다.

다만 개별 손보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실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가 3분기 중 반영될 전망이지만 영업 규모 대비 피해 금액은 미미하기 때문에 실제로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표]주요 손보사 상반기 실적

손보 5사, 서프라이즈 실적에도 보험료 인상 카드 '만지작'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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