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에 투자, 글로벌 탄소 감축에 속도를 낸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SMR 설계 기업 테라파워가 진행하는 7억5000만달러(약 9795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이 가운데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승인받았다. SMR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투자액 가운데 가장 크다. 앞서 양사는 테라파워와 지분 투자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이로써 SK그룹은 우리나라와 동남아지역 등에서 테라파워가 추진할 SMR 상용화 사업에 참여한다. 무탄소 전력 수급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
이번 투자는 1년간 검토 끝에 이뤄졌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최태원 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 대비 1%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운 이후 탄소 배출 없는 안전한 전력원인 SMR에 주목해 왔다.
테라파워는 지난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했다. 회사는 차세대 원자로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했다. 이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이다. 미국 에너지부 자금 지원을 받아 오는 2028년 상용화 목표로 실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테라파워는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액티늄-225 생산 기술도 보유했다. 액티늄-225는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 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 원료다. SK는 테라파워와 치료제 개발과 위탁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사업 기회 발굴을 기대한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킬 것”이라면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