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르면 9월 북미 생산거점인 테네시 세탁기 공장 증설을 완료한다. 4분기부터는 기존 대비 30% 이상 늘어난 생산능력을 확보해 급증하는 미국 세탁기 수요 대응한다.
LG전자는 3분기 중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세탁기 공장 증설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증설 계획을 발표한 지 약 1년 반 만이다. 2019년 문을 연 테네시 세탁기 공장은 LG전자가 북미 지역에 구축한 첫 생활가전 생산기지다. 대지면적 125㎡, 연면적 7만7000㎡ 규모에 약 3억6000만달러(약 4680억원)를 투입해 세계 최고 수준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지었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북미 지역 세탁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50만달러(약 229억원)를 투입, 증설을 결정했다. 설비 투자와 함께 334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공장 고용 인력이 1000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테네시 세탁기 공장 생산능력은 연간 120만대에서 150만대 이상까지 약 30% 늘어난다. 기존 테네시 공장에서 10초에 한 대씩 세탁기를 생산했다면 이제는 약 6초에 한 대꼴로 대폭 향상되는 셈이다. 경남 창원 생산 공장과 더불어 LG전자 세탁기를 공급하는 양대 생산기지가 된다.
미국 세탁기 시장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급속도로 성장했다. 종전에는 코인 세탁기 등 상용제품 수요가 높았지만 도시 봉쇄와 비대면 환경이 확산되면서 가정용 제품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LG전자 테네시 공장 증설도 미국 세탁기 수요 증가가 직접 배경이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리더십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전자는 미국 정부 자국 업체 보호조치 속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단행, 리더십 강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월풀 등 자국 기업 요청에 따라 2018년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내렸다.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세탁기에 대해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한국산 세탁기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됐다. 트럼프 정부는 이 조치 효력을 2023년 2월 7일까지 2년 연장하기도 했다.
세이프가드 조치 4년이 지났지만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한국 업체 입지는 더 강화됐다. 삼성전자가 수위를 지킨 가운데 LG전자가 약진했다. 2017년 LG전자는 삼성전자, 월풀에 이어 10% 초반대 점유율로 3위였다. 올해에는 상반기 기준 20% 점유율을 확보, 월풀을 약 5%포인트(P)까지 따돌리고 2위에 올라섰다.
최근에는 미국 최대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2022년 최고의 세탁기'에서 트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교반식 세탁기 등 주요 부문 1위를 모두 석권하며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을 적기 생산해 북미에서의 세탁기, 건조기 시장 지배력을 보다 강화하며 가전 시장을 선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자료: 업계 취합)>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