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보조장치 '토도 드라이브' 개발
수동 휠체어에 장착해 전동화 가능
5kg으로 가볍고 가격경쟁력 탁월
5년 노력끝 의료기기 인증도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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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신 토도웍스 대표가 장애 아동에게 휠체어 동력 보조장치인 토도 드라이브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토도웍스 제공)>

“우리나라는 그동안 휠체어를 타는 장애 학생에게 편식할 권리조차 주지 않는 교육을 해왔습니다.”

토도웍스는 장애 아동에게 '이동권'이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소셜 스타트업이다. 수동 휠체어를 전동 휠체어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동력 보조장치 '토도 드라이브'(Todo-Drive)를 만든다.

심재신 토도웍스 대표는 “회사가 진정으로 하는 일 중 하나는 아이에게 '혼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점심시간에 누군가 떠다 준 식판을 받기만 했던 장애 학생이 토도 드라이브를 통해 스스로 이동할 수 있게 되자 먹고 싶은 반찬만 떠가는 편식 습관이 드러난다. 대형마트에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혹여나 이곳저곳을 소란스럽게 돌아다니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단지 또래 '보통 아이들'과 같아졌을 뿐이다. 심 대표가 장애 아동에게 찾아준 이동권이 '편견 해소'는 물론 '성장'을 의미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보호의 대상에서 동등한 친구가 되고, 편견이 허물어 진다. 장애 아동 스스로도 이동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성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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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휠체어에 부착된 토도 드라이브 측면 모습.(토도웍스 제공)>

그가 휠체어 동력 보조장치를 개발하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수동 휠체어를 타고 온 딸 친구와 만남이 계기가 됐다.

딸 친구가 “수동 휠체어를 타는 데 힘이 많이 들고 어렵다” “전동 휠체어는 크고 무거워 엄마 차에 싣고 다닐 수 없다” 등 불편을 토로했다.

이에 심 대표는 “수동 휠체어에 모터를 달아주겠다”고 약속했고, 토도웍스 설립까지 이어졌다. 휠체어 동력 보조기기에 대한 입소문이 나며 제품 제작 요청이 물밀듯 들어와서다. 심 대표는 당시 목업(시제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 대표이자 엔지니어였다. 지금도 그의 사무실은 여느 대표 사무실과 사뭇 다르다. 직접 제품을 개발하기 때문에 서류더미보다 각종 공구와 휠체어 부품, 시제품 등에 둘러싸여 있다.

토도웍스가 개발한 토도 드라이브는 무게 5㎏, 가격 176만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가볍고 저렴한 제품으로 통한다.

심 대표는 “개발 단계부터 아동 휠체어에 맞춰 설계하다 보니 작고 가벼운 제품이 됐다”면서 “작은 부품 하나까지 원자재를 직접 가공해 제작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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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신 토도웍스 대표가 부품을 만들고 있다.(토도웍스 제공)>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다. 토도웍스가 2017년 의료기기 인증을 받으려 하자 신청조차 할 수 없었다. 수동 휠체어와 전동 휠체어 두 항목(카테고리)밖에 없어 전동 보조기기인 토도 드라이브는 말 그대로 사각지대에 놓였기 때문이다. 2019년 '휠체어 동력 보조장치' 항목이 신설됐고 이후 시험규격 마련 등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지난달 25일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다. 인증 절차에 나선 지 5년여 만이다. 의료기기 인증은 제품가격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정부 공적 급여를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앞서 2019년 5월 유럽 의료기기 품목허가(CE MDD)를 획득해 유럽 소비자는 정부 지원을 받아 토도 드라이브를 무료로 사용하는 반면 국내 소비자는 지원을 받지 못해 제값에 사는 아이러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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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동들이 휠체어 이용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을 통과해야만 휠체어를 가져갈 수 있다.(토도웍스 제공)>

다만 의료기기 인증은 이제 출발선에 선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 8개 공적 급여 사업에 신청할 자격이 주어졌을 뿐이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보조공학기기 지급사업에만 등록된 상태다.

심 대표는 “국내에선 비용 문제로 사용하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다”면서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한 만큼 각 부처 사업 등록을 마쳐 장애인 이동권 확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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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토도웍스 본사 전경.(토도웍스 제공)>

이번 인증을 계기로 토도웍스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적 급여 지원이 없었음에도 지난달까지 토도 드라이브 누적 판매 대수는 4062대에 달한다. 특히 토도웍스는 장애 아동 이동권 문제 해소에 직접 팔을 걷어부쳤다. 2018년부터 지난달까지 SK행복나눔재단·상상인 그룹과 이동성 향상 프로젝트를 통해 6~13세 아동 2354명에게 몸에 맞는 수동휠체어('토도 아이' 등)와 휠체어 동력 보조장치를 선물했다. 올해부턴 18세까지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장애 아동을 위한 공적 급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심 대표는 “부모들로부터 토도 드라이브 덕분에 '우리 아이 인생이 바뀌었다'는 감사 인사를 듣는다”면서 “엔지니어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도웍스 기술은 인간의 삶을 바꾸는 휴먼디지털”이라며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등에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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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신 토도웍스 대표.(토도웍스 제공)>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