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 반도체 생태계 선도...관련 세계 학회 종횡무진

인공지능 반도체(이하 AI 반도체)가 국가적인 전략기술로 두드러지면서 KAIST(총장 이광형) 관련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KAIST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역량을 쌓아 왔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지난 17년 동안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스탠퍼드 등을 제치고 국제반도체회로학회(ISSCC)에서 대학 중 1위를 지켜 왔다. ISSCC는 1954년 설립된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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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국제반도체회로학회(ISSCC) 국가 및 기관 별 채택 수

KAIST는 ISSCC 채택 논문 수 기준 매년 전 세계 대학교 중 1~2위를 유지했다. 최근 17년간 평균 채택 논문 수 기준 KAIST 논문은 평균 8.4편으로, 4.6편의 MIT, 3.6편의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의 비해 두 배 가까운 성과다. 국내에서는 삼성에 이어 종합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집적회로 분야 학술대회인 초고밀도집적회로학회에서도 KAIST는 2022년 전 세계 대학 중 1위를 기록했다.

KAIST 반도체 분야 연구의 질적인 수준도 높다. 정명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전력 공급 없이 동작을 유지하는 컴퓨터를 개발했다. 박병국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기존 메모리보다 동작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스핀궤도토크 자성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신기술 개발도 활발하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는 김상현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3차원 집적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뉴로모픽 컴퓨팅에서는 최신현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신경세포를 모사하는 차세대 멤리스터를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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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인공지능 분야양대 세계 최고 권위 학회 국제머신러닝학회(ICML)과 인공신경망학회(NeurIPS) 대학 별 논문

AI 분야에서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해당 분야 양대 최고 권위 학회인 국제머신러닝학회(ICML)와 인공신경망학회(NeurIPS) 논문 수 기준으로 KAIST는 2020년 세계 6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2012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8년만에 37위에서 6위로 도약했다. 2021년에는 AI 분야 톱 학회 11개에 발표된 한국 논문 중 약 40%에 달하는 129편이 KAIST에서 나왔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2021년 한국은 글로벌 AI 톱 학회 등재 논문 수 기준으로 미국, 중국, 영국, 캐나다, 독일에 이어 6위에 올랐다.

내용 면에서도 KAIST AI 연구는 최전선에 있다. 유희준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모바일기기에서 AI 실시간 학습을 구현해 에지 네트워크의 단점을 보완했다. 김민수 전산학부 교수팀이 초대규모 AI 모델 처리에 꼭 필요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KAIST는 반도체와 AI가 결합된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20년 유민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추천시스템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KAIST는 그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0년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연구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2019년에는 김재철AI대학원을 개설해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다. 2020년에는 AI와 반도체 연구를 융합해 ITRC 인공지능반도체시스템 연구센터가 출범했으며, 2021년에는 'AI+X' 연구를 활성화하고자 김재철AI대학원과 별도로 AI 연구원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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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인공지능 분야 11개 톱 학회 국가 별 논문 수와KAIST의 기여도

KAIST는 이런 노력으로 축적된 내적 역량을 바탕으로 네이버 등 기업과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화성시와 같은 지자체와 협력해 동시다발적인 전문인력 양성에 나섰다. 지난 2021년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반도체 전문인력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 설립되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023년부터 매년 100명 내외의 신입생을 선발하고, 이들이 전문역량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학생 전원에게 특별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 견학과 인턴십, 공동 워크숍을 지원해 현장에 밀착한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KAIST는 국내 반도체 분야 박사 인력의 25%, 박사 출신 중견 및 벤처기업 CEO의 20%를 배출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성장하는 것에도 공헌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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