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 위한 반도체 칩4 동맹에 '반도체 협의'라 명칭
대통령실, 중국과도 유사한 공급망 협력 구축할 것
대통령실은 4일 반도체 '칩(Chip)4' 동맹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외 중국과도 유사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칩4 동맹 가입과 관련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칩4 동맹이라는 말은 쓰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협의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칩4 동맹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대만, 일본을 묶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계획이다. 사실상 칩4 동맹 가입을 전제로,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익 관점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아직 어떤 협의체를 통해 이야기를 할지도, 만난 적도 없다”면서도 “미국 뿐 아니라 네덜란드 등 반도체 각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국가와 선의의 경쟁을 해야하는데,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과도 할 것이다. 형식과 내용은 차차 논의할 예정이다. 누가 누구를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통화에서는 칩4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여름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방한 중인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미국 하원 의원들과 통화했다. 대통령실은 이 자리에서 첨단기술과 반도체, 기술혁신 공급망 문제에서 양국 행정부는 물론, 의회간 협력도 증진되기를 바란다는 미국 측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 등은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한 반도체 과학기술법안으로 양국이 모두 수혜를 누렸으면 한다는 희망을 전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