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일러·개인사업자 겨냥 금융-빅·핀테크 연합 활발
요금납부·위치 정보 등 가공…판매 가능한 신뢰도 확보 관건
금융당국, 강력한 비금융CB 사업자 확보…마이데이터 차별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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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이동통신 3사가 비금융CB(전문개인신용평가업) 합작법인 설립에 최종 합의한 것은 최근 금융·비금융 데이터 간 합종연횡 시도가 활발해지면서 대표 비금융 분야인 통신 데이터 주도권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사뿐만 아니라 빅테크·핀테크까지 자사 서비스에 특화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통신, 유통 등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형을 자체 구축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금융 다음으로 활용도가 높은 통신 데이터를 보유한 이통사 입장에서는 통신 데이터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고 이를 활용한 신규 사업 진출이 절박해졌다.

이통 3사는 2020년 비금융CB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할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와해되면서 이후 각자 추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비금융CB의 경우 신용정보법상 개인신용정보나 신용정보원이 집중 관리·활용하는 개인신용정보를 제외한 분야만 다뤄야 하기 때문에 기존 CB 사업자 대비 평가모형 신뢰도를 높이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자체 구축한 비금융CB 모형을 외부 판매가 가능한 수준으로 신뢰도를 갖추는 게 핵심이다.

그 사이 시장 분위기가 급변했다.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와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 특화한 신용평가모형 확보가 금융권과 빅테크·핀테크 업권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개인사업자CB 사업자를 획득한 한국평가정보(KCS)의 2대 주주로 참여했고, 토스뱅크는 자체 개발한 토스신용평가 모형을 기반으로 중금리대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중은행도 다양한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면서 신파일러 포섭에 나섰다.

통신 데이터는 금융 데이터 다음으로 가장 신뢰도 높고 활용하기 좋은 데이터로 꼽힌다. 통신 가입자의 이용요금 납부 내역, 요금제 내역, 위치정보 등을 가공하면 새로운 서비스 모델과 신사업에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이 직접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또 다른 배경도 양질의 통신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토스도 알뜰폰 사업자를 인수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이데이터 환경에서 통신 정보는 필수 전송정보에 속하지만 직접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 깔렸다.

이통3사가 각자 노선이 아닌 합작법인을 선택한 것도 가장 강력한 통신 데이터를 갖추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통사가 각자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비금융CB 모형을 만들면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3사 고객 기반을 모두 모은 빅데이터를 구축해야 데이터 신뢰도와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통신 빅데이터를 공통으로 활용하되 각사 고유의 전략으로 사업을 차별화할 수 있게 된다.

이통 3사가 연합 형태로 비금융CB 시장에 뛰어들면서 금융 당국도 강력한 비금융CB 사업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비금융CB 1호 사업자는 크레파스솔루션이다. 비금융CB 합작법인 설립에는 합의했지만 이를 서비스와 신규 사업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각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통 3사 모두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에 도전한 만큼 고객 대상 종합자산관리, 금융상품 추천, 신용점수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통신사만의 차별화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SKT와 하나금융그룹, 신한은행과 KT가 혈맹을 맺는 등 수준 높은 데이터를 보유한 금융사와 통신사 합종연횡이 이미 시작돼 다양한 형태 협업과 신규 사업 등장이 기대되고 있다”며 “비금융CB 합작법인 역시 금융사는 물론 빅테크·핀테크, 유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