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디지털 헬스케어, '보험의 미래'로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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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어테크 바람이 세게 불던 보험업계에서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가 화두다. 인슈어테크가 보험과 디지털의 만남이라면 디지털 헬스케어는 디지털을 매개로 한 보험과 헬스케어의 만남이다.

이업종(異業種) 간 융합인 만큼 시너지 효과도 클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회사와 인슈어테크는 물론 빅테크까지 뛰어들고 있다.

특히 대자본과 인공지능 등 핵심기술을 갖춘 글로벌 빅테크(구글, 아마존, 알리바바)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양적·질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심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집중되는 이유는 뭘까.

첫째 디지털 헬스케어시장의 성장잠재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두 잃은 것'이란 말이 있다. 건강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요즘 같은 고령화사회에선 그만큼 관심과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디지털·모바일기기 발달로 실시간 건강 체크와 건강정보 활용이 가능해진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게다가 코로나 영향으로 의학 패러다임이 치료의학에서 예방의학으로 바뀌고 있는 점도 디지털 헬스케어 성장의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다.

둘째 보험과 디지털 헬스케어의 융합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디지털·모바일 활용으로 실시간 건강정보와 관리프로그램이 풍부해지면 헬스케어뿐만 아니라 보험 수익 모델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헬스케어 프로그램으로 혈당치가 떨어지면 보험료를 깎아 준다고 가정해 보자. 이는 헬스케어와 보험 수요를 함께 늘려 줄 인센티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마디로 업계의 융합 시너지 효과란 얘기다. 또 이업종 간 데이터 결합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다. 단일 업종 때보다 훨씬 대규모이면서 양질의 빅데이터를 구축·활용함으로써 시장 확장성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최근 글로벌 현황은 어떤가. 우선 디지털 헬스케어 최대 시장은 미국이다. 지난해 기준 디지털 헬스케어 세계시장 규모(약 329조원)에서 32.5%를 차지할 정도다. 건강 습관을 진작하기 위해 금전적 보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보험사로는 시그나(Cigna), 에트나(Aetna),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ited Health Group) 등이 대표적이다.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참여로 리더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 헬스케어시장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중국이다. 특히 핑안보험, 알리바바, 텐센트가 공동 출자한 중안보험(衆安保險)이 있다. 2013년에 중국 최초의 온라인 보험사로 설립되어 1년 만에 가입자 2억명 돌파, 2020년엔 3조원의 수입 보험료로 중국 10대 보험사에 진입했다.

국내는 어떤가. 글로벌시장에 비해 후발이지만 최근 보험사와 빅테크, 인슈어테크까지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반으로 보험계약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경쟁적으로 잠재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2018년 국내 최초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AIA 바이틸리티'를 필두로 KB손해보험의 'KB헬스케어', 삼성생명의 '더 헬스', 한화생명의 '헬로'를 출시했다. 지난해부터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도 디지털 헬스케어시장에 본격 진출, 보험사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경쟁은 점입가경이지만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성장세는 신산업 가운데에서도 톱 수준이다. 앞으로 5년 동안(2022~2026년) 연 60~70%의 급성장세를 보일 거라는 게 시장 대다수의 의견이다. 국내에서도 건강정보 제공의 의료법 저촉 위험, 낮은 의료 수가 등 제약은 있지만 디지털 헬스케어를 '보험의 미래'라 할 정도로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새 정부가 디지털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 산업으로 꼽고 있는 데다 보험과 헬스케어산업의 '일석이조'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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