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달 궤도선 '다누리'는 달에 도달한다는 주요 목표 외에도 향후 심우주 탐사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우주 강국화,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이다.

달로 향하는 과정부터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다누리는 지구나 태양 등이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 연료 소모를 줄이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으로 달에 도달하는데,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다.

본래 지구를 돌다가 달 궤도에 진입하는 위상전이궤적(PLT) 방식이었는데, 당초 계획보다 다누리 중량이 늘어나고 연료가 부족해질 우려가 불거져 BLT 방식을 택하게 됐다. BLT 방식의 경우 연료 소모량을 약 25%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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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후 달 궤도선 전이궤적 및 달 궤도 진입과정

다만 지구·태양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지점' 중 한 곳인 'L1 포인트'를 거쳐야 한다. 지구로부터 약 156만㎞까지 멀어지고, 달에 도달하기까지 4개월이 넘는 기간이 소요된다.

다소 번거로운 과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지구 궤도 밖 심우주 항해가 우리에게 훗날 먼 우주로 나가는데 귀중한 지식 자산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리는 그동안 행성간(interplanetary) 미션을 수행한 경험이 없는데, 이를 위한 예비기술 축적에 BLT 방식 수행이 큰 도움을 될 것”이라며 “예를 들자면 그동안 국내 여행만 하다가 해외여행을 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심우주지상시스템(KDGS)'이 처음으로 활용된다는 것도 이번 다누리 운용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다.

지상시스템은 지상안테나, 임무 운영 센터로 이뤄지는데, 우주로 나간 위성과 통신하고 움직임을 계획하는 등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위성이 멀리 심우주까지 간다면 그만큼 통신이나 운영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심우주 위성 운용을 목표로 개발한 KDGS가 이번 다누리 운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항우연은 이번 KDGS 활용으로 향후 미항공우주국(NASA)과의 협업 폭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다누리 임무 수행에는 KDGS의 여주 심우주지상안테나와 미국 심우주네트워크(DSN) 안테나가 함께 활용된다.


조영호 항우연 달탐사사업단 책임연구원은 “국내 최초 심우주 통신 지상안테나를 국내 기술로 개발해 KDGS를 이뤘는데, 화성 너머까지 전파를 송수신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향후 우리나라 심우주 탐사, 이후 NASA와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