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의 진입을 제한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도입된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의 실효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일 'KDI 정책포럼'에 실린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서 “적합업종제도는 사업체의 퇴출 확률을 낮춰 사업을 유지하는 측면에서의 보호 역할은 했으나 중소기업의 성과 혹은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정 품목 혹은 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진입을 제한하는 제도다. 중소기업자단체 등이 업종 및 품목에 대해 신청하면 동반성장위원회가 심의·의결을 거쳐 적합업종을 선정한다.
김 연구위원은 통계청의 2008~2018년 '광업제조업조사'를 활용해 적합업종으로 선정된 품목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다른 품목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의 성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생산액, 부가가치, 노동생산성, 총요소생산성 등에서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적합업종 품목을 생산하는 사업체의 퇴출 확률은 유의하게 낮았다. 적합업종 품목 생산 업체의 1인당 인건비도 적합업종 지정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적합업종 사업체들이 기존 고용에 대한 임금 수준을 상대적으로 높이지 않았거나 신규 고용에 대한 임금 수준이 낮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도 적합업종 품목이 속한 산업의 생산액, 부가가치, 고용, 유형자산 모두 적합업종 품목이 속하지 않은 산업과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적합업종 권고 기한이 만료되는 2017년 이후 해당 지표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대기업의 확장 혹은 진입을 제한하는 강력한 수단을 통해서도 중소기업의 성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해 제도 운영의 실효성이 낮다고 진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규 신청을 중지하고 현 지정 업종에 대한 해제 시기를 예시해 점진적 폐지를 추진해야 한다”며 “특정 사업 영역을 보호하기보다는 부정경쟁행위를 방지하고 불공정행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율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걸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