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주식투자나 급전이 필요할 때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는 직장인 A씨. A씨는 최근 정기적금 만기가 도래하자 마이너스통장 이용액을 모두 상환했다. 최근 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통장 갱신으로 종전 연 3.94%로 이용하던 마이너스대출 금리가 연 4.84%로 1.0%포인트(P) 가까이 인상된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제로금리 시대 은행 예·적금보다 낮은 금리로 부담 없이 이용했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금리에 부담을 느껴 상환하게 된 것이다.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이용하던 소비자의 대출 상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등을 우선 갚는 추세가 확대되는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8조82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보다 1조8533억원이 줄어든 규모로, 한 달 새 은행들의 개인신용대출이 2조원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실제 지난해 7월 말 140조8931억원으로 기록됐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한 8월 이후 급격히 빠져 △1월 말 137조421억원 △3월 말 133조3996억원 △6월 말 130조678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식시장 부진과 더불어 기준금리까지 인상하면서 빚내서 주식·코인에 투자하던 '빚투' 열풍이 저문 것이 영향이다. 이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금리부담이 큰 개인신용대출부터 상환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7월 말 기준 은행들의 주담대 잔액은 506조6804억원으로 전월(506조7714억원) 대비 910억원 감소하는 데 그쳐 개인신용대출과 차이가 있었다.

시중은행 여신 관계자는 “과거 제로금리 시대에 주식시장까지 호황을 이루면서 예·적금보다 낮은 금리인 신용대출로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하려던 수요가 많았다”면서 “다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런 수요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어 이런 추세가 확대될 것으로 은행권은 관측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을 밝으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이에 한은이 연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2.25%로 인상하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을 사상 처음으로 단행한 바 있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 연준과 한은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라면서 “여윳돈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먼저 상환하려는 추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각사 취합

빚도 자산 '옛말'…높아진 금리, 빚부터 갚는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