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에 전념하라” “유감” “양두구육”… 尹 '내부총질' 문자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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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텔레그램)를 두고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민생 대신 당내 권력 다툼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유감'이라는 입장을 낸 가운데 '내부총질' 당사자로 지목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문자 내용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제거는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의 작품이라는 게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권 원내대표는 본회의 도중 윤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과정의 모습과 내용이 한 언론 카메라에 잡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한다. 계속 이렇게 해야 (한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셈이다.

우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당내 권력 다툼보다 민생을 챙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이) 이런 데에 관심을 두니 민생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진다”라며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에 전념해야 한다. 국민의힘 내부 권력 다툼에 대통령이 너무 깊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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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대통령실은 확대해석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영범 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이 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노출된 문자 메시지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조금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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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내부총질' 당사자로 지목된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징계 확정 이후 잠행 중인 이 대표는 최근 울릉도에 체류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겉은 번지르르하나 속은 변변치 않은 것을 뜻하는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며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고 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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