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다음 달 최대 1조3000억원 규모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장비를 발주한다. 연간 생산 규모는 배터리 80GWh로, 단일 발주 건으로는 최대 물량이다. 지금까지 SK온과 손발을 맞춰 온 국내 공정 장비 업체와 일부 중국업체의 수주가 예상된다.
SK온은 최근 배터리 핵심 공정 장비 업체 대상으로 가격 등 견적을 받고 있다. 중국 업체도 일부 포함됐다. 발주 장비는 믹싱을 포함한 전극·화성·조립 공정 장비로 구성된다. 공장 설치 규모는 연산 능력 83~84GWh급이며, 발주액은 경쟁 입찰에 따라 1조2000억원에서 최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공장은 SK온과 포드 합작공장이 세워질 테네시주와 켄터키주 두 곳에 각각 약 40GWh 규모로 들어선다. 업체 선정은 두 공장을 한 번에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미국 공장은 생산 속도가 22PPM으로, 라인당 1분에 22개 셀을 생산하는 신형 설비로 채워진다. 두 곳에 들어설 라인은 모두 32~34개로, 분당 700여의 배터리 셀을 생산하게 된다.
그동안 SK온의 폼팩터 파우치 방식의 하이니켈 셀 배터리와 궁합을 맞춰 온 국내 업체 위주로 장비 공급이 예상된다. SK온은 지금까지 대부분 공정별 1개 업체를 선정했지만 포드와의 합작사 첫 발주인 만큼 더욱 안정적인 설비 구축을 위해 이번엔 공정별 2개 업체를 선정할 공산이 높다. 지금까지 전극 공정 분야에는 피엔티와 씨아이에스, 믹싱장비 업체로는 윤성에프엔씨와 티에스아이, 조립공정은 하나기술과 엠플러스, 화성은 원익피앤이와 중국 항커 등이 주로 SK온에 장비를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온의 이번 장비 발주는 역대 최대 규모로 물량이 큰 만큼, 장비 업체 간 경쟁 과열로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일부 중국 업체 장비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온은 업체 선정과 계약을 완료하고 이르면 오는 11월 터키 앙카라 공장 장비 발주도 연이어 실시할 예정이다. 앙카라 공장에는 22PPM급 16개 생산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