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수출 '엑시언트 퓨얼셀'
산악지형 험로도 고장 없이 주행
수소전지 보증기간 16만㎞ 넘어
국내 보증도 5년·50만㎞로 확정
현대자동차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퓨얼셀'이 험준한 산악지형이 즐비한 스위스에서 주행거리 18만㎞를 돌파하며 수소연료전지 내구성을 입증했다.
25일 현대차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운행 중인 엑시언트 퓨얼셀 중 최대 주행거리를 기록한 차량은 18만㎞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스위스는 현대차가 2020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한 뒤 첫 수출한 국가다. 18만㎞는 엑시언트 퓨얼셀 중에서는 가장 긴 기록이다.
엑시언트 퓨얼셀은 고효율 350kW 모터와 72㎾h 고용량 배터리, 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넥쏘'에 탑재된 2세대 수소연료전지 스택(90㎾) 2개를 탑재했다. 넥쏘 기준 수소연료전지 보증기간은 16만㎞인데 이를 넘어선 엑시언트 퓨얼셀이 나온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엑시언트 퓨얼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수소연료전지를 포함한 보증기간을 5년, 50만㎞로 정했다. 강한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이다. 스위스에는 현대차가 H2에너지와 합작사를 설립해 구독 형태로 차량을 공급했기에 보증기간이 필요 없었다. 충전비, 수리비, 보험료 등 모든 유지비를 포함한 ㎞당 정액요금을 산정해 부과하는 방식이었다.
상용차는 승용차와 달리 적재물 중량에 따라 주행 강도 편차가 크다. 특히 스위스는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형으로 돼 있어 주행 난도가 높다. 엑시언트 퓨얼셀이 고장 없이 18만㎞를 달성했다는 게 의미가 큰 이유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지난 5월 기준 스위스에서는 엑시언트 퓨얼셀 47대가 주행 중이고 누적 주행거리는 360만㎞로 나타났다. 동급 디젤이 1㎞당 0.63㎏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1년 8개월간 스위스 전역에서 2268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가져왔다.
현대차는 부품 공급난으로 인해 주춤했던 엑시언트 퓨얼셀 수출에도 차츰 속도를 붙인다. 스위스에만 2025년까지 1600대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도 내년부터 30대를 순차적으로 공급한다.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상용차 시장에서는 수소전기차 전망이 밝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수소전기차 경쟁력이 배터리 전기차보다 높기 때문이다. 중장거리 운행이 잦고 충전 시간에서도 큰 차이가 있어 수소전기차가 경쟁력이 더 높다.
다만 상용 수소전기차에 적정한 수소연료전지 내구성을 확보하려면 승용 대비 10배가량 강화해야 한다. 현대차가 상용차 시장 공략을 위해 안고 있는 최대 과제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NAEK) 포럼에서 연구실에서는 요구 성능을 이미 확보했고 3년 내 내구성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전기트럭 상품성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며 “세계 상용차 시장에서의 수소전기트럭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스위스 수소전기트럭 총 주행거리(자료: 현대차)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