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중고폰 검수·분류 '척척'…신뢰도 '쑥쑥'

민팃 '리사이클링센터' 가 보니
5600여개 '민팃ATM' 통해 회수
유통 과정 사람 손길 최소화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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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팃 이천 리사이클링 센터의 중고폰 검수·분류 자동화 라인

스마트폰 크기에 맞춰 구획이 나눠진 두 줄의 컨베이어 벨트에 각양각색의 중고폰이 줄줄이 놓인다. 검수 구간에 진입하자 자유롭게 움직이는 두 개의 협동로봇이 중고폰을 맞이한다. 인공지능(AI) 자동 검사장비에 넣어 외관 파손 등을 스캔하는데 30초, 다시 기능 검사장비로 옮겨서 화면 터치와 센서 등의 정상 작동 여부 확인에 90초가 소요된다. 최종 포장 라인으로 이동해 완충 비닐백에 넣고 등급 판정에 따른 QR코드 라벨링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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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팃 이천 리사이클링 센터의 중고폰 검수·분류 자동화 라인에서 협동로봇이 각 검사장비로 중고폰을 옮기고 있다.

민팃 이천 리사이클링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산뜻한 민트색으로 디자인된 자동화 장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국내 자동조정·제어장치 전문 강소기업인 베셀과 민팃이 함께 개발한 중고폰 검수·분류 자동화 장비다.

중고폰 무인매입기 '민팃ATM'을 운영하고 있는 민팃은 로봇과 AI를 활용한 자동화 공정을 중고폰 검수·분류 작업에 도입, 올해 3월부터 리사이클링 센터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전국 이동통신 대리점, 가전양판점, 쇼핑몰 등에 5600여개의 민팃ATM을 통해 회수된 중고폰이 센터로 모여서 등급 판정 후 수출업자나 국내 중고폰 전문업체 등 수요처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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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팃은 경기도 이천에 민팃 리사이클링 센터를 구축하고 올해 3월부터 시범 운영 중이다. 임근호 민팃 운영팀장이 중고폰 검수·분류 자동화 라인을 소개했다.

민팃이 업계 최초로 검수·분류 작업에 자동화 공정을 도입한 것은 중고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작업자 숙련도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는 검수 품질을 체계화하고 정보 유출 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등 시장 전반에 걸쳐 소비자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다.

임근호 민팃 운영팀장은 “처음 사업을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중고폰의 신뢰와 안전, 데이터 부분을 고민했다”면서 “민팃ATM을 통한 비대면 회수는 물론 중간 검수 작업과 분류, 최종 등급 판정 후 라벨링·포장에 이르는 중고폰 유통 과정 전반에 걸쳐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을 최소화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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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검사장비는 화면 터치와 버튼, 각종 센서 등 정삭 작동 여부를 물리적으로 테스트한다.

중고폰 검수·분류 자동화 라인은 AI 외관 검사기 1대, 기능 검사기 3대, 로봇팔 1기가 한 세트로 구성됐다. 2개 라인에서 시간당 최대 300대를 검수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따른 특별보상 등 이벤트 기간과 같이 물량이 몰리는 기간에는 가동 시간을 늘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중고폰 내 데이터 삭제는 세 번에 걸쳐 이뤄진다. 민팃ATM을 통해 매입하며 한 번, 센터 입고 후 유심 삽입 여부 등을 확인하며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타이머를 걸어 자동화 라인에서 포장까지 마치고 최종 삭제된다. 메인보드가 나가거나 화면·전원이 들어오지 않아 데이터 삭제 작업이 어려운 중고폰은 E등급으로 별도 관리, 반드시 폐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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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를 마친 중고폰은 완충 비닐백에 포장 후 자동으로 타이머를 걸어 최종 데이터 삭제가 이뤄진다.

매입 이력과 검수 정보, 등급 판별 근거 등은 각 중고폰에 대한 프로필 형태로 기록·관리된다. 민팃은 차후 중고폰 프로필을 판매업자나 최종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 중고폰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 팀장은 “추가 고도화 작업을 거쳐 올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에 맞춰 센터를 정식 가동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는 민팃ATM과 민팃 리사이클링 센터를 플랫폼화해서 중고폰 시장 생태계 전반에 걸쳐 상생·성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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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팃 리사이클링 센터에는 전국 5600여개 민팃ATM에서 회수된 중고폰이 집결해 검수·분류 작업을 거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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