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특허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애플이 콜롬비아 법원에서 패소, 아이폰 판매금지 위기에 처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중국 오포가 노키아 통신 특허 침해 판결을 받아 스마트폰 판매가 중단됐다.
17일 특허업계에 따르면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오포가 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의 5세대(5G) 이동통신과 4G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오포와 노키아의 특허 분쟁은 2018년 양사가 체결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이 지난해 만료되면서 촉발됐다. 독일뿐만 아니라 오포 스마트폰이 판매되는 유럽 전역과 중동, 동남아 등에서 소송전에 돌입한 상태다.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의 판결에도 오포는 노키아가 제시한 라이선스 계약 갱신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노키아는 즉각 관련 기술이 적용된 오포 스마트폰의 독일 내 판매금지를 법원에 요청했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과의 로열티 갈등이 심화된 애플 역시 중남미 지역 주요 시장인 콜롬비아에서 특허침해 소송에 패소, 아이폰 판매가 금지됐다.
삼성페이의 특허 침해 혐의로 지난해 러시아에서 스마트폰 영업이 제한된 삼성전자는 올해 3월 항소심 승소를 통해 가까스로 판매를 재개했다. 글로벌 '특허괴물(NPE)'의 단골 공격 대상인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만 16여건 모바일 기기 관련 특허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체인 팬텍이 해외 스마트폰 브랜드를 상대로 특허 소송전을 펼친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옛 팬택으로부터 롱텀에벌루션(LTE) 표준 특허군을 양도받아 특허관리전문업체로 활동을 재개한 팬텍은 미국 BLU, 중국 쿨패드, 대만 에이수스, 일본 UQ커뮤니케이션 등을 상대로 상당한 수익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팬텍 관계자는 “분야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팬텍이 보유 통신 표준특허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글로벌 특허 침해 소송을 적극 활용하는 등 라이선스 활동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