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제주포럼] "불확실성 위기를 기회로…새로운 세계화·미래기술 투자해야"

세계 석학·기업인 600명 한자리
인플레이션·공급 불안 해법 모색
추경호 부총리 '경제정책 방향' 공유
신용석·애덤 투즈 교수 등 대안 제시

Photo Image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민간·시장 중심 역동경제 전환에 기업이 동참해달라.”(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신용석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교수)

“숱한 문제점에도 글로벌화를 포기해선 안 된다.”(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전쟁, 인플레이션, 불안정한 공급망 등 복합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세계 석학과 국내 기업인 600여명이 제주도에서 머리를 맞댔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경청하고 전쟁 이후 시대, 한국경제 현주소에 대한 석학 인사이트에 공감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에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을 개최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기업인 600여명이 참석한 포럼은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복합위기 해법을 듣고자 하는 수요가 반영돼 많은 기업인이 몰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에서 '유연한 사고'를 주문했다. 최 회장은 “최근 대외 위기 등 변화는 계속되고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라며 “기업이 생존하려면 사고를 유연하게 가져가야 하고, 어떤 위기라도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인지 판단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제주포럼이 생각의 유연함을 얻고, '유레카' 모멘트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Photo Image
대한상공회의소가 13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개최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 강연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성장률 둔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 리스크라는 경제 상황에서 당면한 위기를 뚫고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기 위한 윤석열 경제팀 지원 방향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과거 정부·재정 중심 경제정책을 민간·시장 중심으로 전환해 한국경제가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하반기에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며 “기업도 (임금과 제품가격 인상을 지양하고) 투자와 생산성 향상으로 원가 상승요인을 흡수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기업이 인플레이션 악순환 구조를 끊고 물가를 안정하는데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

Photo Image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재부 제공)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포스트 워 시대'를 전망했다. '붕괴-금융위기 이후 10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나' 저자로 알려진 투즈 교수는 “지난 세기 글로벌 패러다임을 하나 꼽으면 미국이 이끈 신자유주의라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글로벌 금융위기, 양극화 확대, 중국의 부상, 기후 위기 등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Photo Image
애덤 투즈 교수

투즈 교수는 신 패러다임 체제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화할수록 한국과 독일 같은 미국 동맹국에는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투즈 교수는 “숱한 문제점에도 글로벌화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특히 유럽연합(EU)과 한국의 협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범 사례로, 긍정적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Photo Image
신용석 교수

신용석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 교수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짚었다. 신 교수는 “세계 경제 공급망 불안, 스태그플레이션, 북한의 안보 및 경제 불안 요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면서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그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화 전략'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 투자' 등을 제안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한미경제학회 이코노미스트상을 받은 거시경제 석학으로 꼽힌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1974년 여름 '제1회 최고경영자대학'으로 시작됐다. 해마다 경제, 사회, 문화, 해외 명사를 초청해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기업의 대응 방안을 논하는 '경제계 최대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심재선 인천상의 회장, 정태희 대전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이두식 세종상의 회장, 김재옥 수원상의 회장, 한영세 안성상의 회장, 배해동 안양과천상의 회장, 김종흠 부천상의 회장, 이보영 평택상의 회장, 양문석 제주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단과 기업인이 자리했다.

제주=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