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투협회장 “'디폴트 옵션' 도입은 큰 전진…제도 안착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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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임기 중 가장 큰 성과로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꼽았다.

나재철 회장은 12일 여의도에서 진행된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무엇보다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디폴트옵션 도입이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이라며 “이는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한 커다란 전진이라고 생각하며, 제도가 시장에 잘 안착되도록 업계 지원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와 개인형(IRP) 가입자가 별다른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한 적격투자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그동안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운영되면서 수익률이 너무 저조했다는 문제 제기에 따른 개선이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 약 295조원 중 86%(255조원)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배당형이 상품 수익률 6.42%를 기록한데 비해 원리금 보장형은 1.35% 수익률에 그쳤다.

디폴트 옵션은 이달 12일부터 시작된다. 다만 고용노동부와 디폴트옵션 상품을 사전 협의하고 상품 신청, 기초심의, 본심의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오는 10월 이후에야 실제 적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나 회장은 “과거 금융시장 역사를 돌이켜 보면 늘 위기 뒤에는 엄청난 기회가 찾아왔고, 장기로 볼 때 자본시장은 연평균 약 10% 성장해 왔다”며 “과거사례와 해외 동향을 통해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임기 중 주요 성과로는 사모펀드 관련 각종 운용규제 합리화 및 역할 확대를 꼽았다. 상반기에는 일부 레버리지 규제가 개선된 바 있고, 운용사의 벤처조합 CO-GP 수행 등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 지원했다. 협회 차원에서는 사모 운용사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체계에 대한 강화를 지원했다.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당국에 규제개선을 건의, 사모펀드가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나 회장은 남은 6개월 임기 동안 불안한 시장 대응, 기업성장투자기구(BDC)제도 도입, 퇴직연금 운용규제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BDC의 경우 상반기에 정부 입법안이 마련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혁신기업으로 모험자본 공급 확대가 가능한 민간 중심 역동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말 임기를 마친 나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나 회장은 “퇴임 이후 거취나 차기 회장 이슈에 대해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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