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반도체·그래픽카드 수요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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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리건주 인텔 고든 무어 파크(Gordon Moore Park). 사진=인텔>

코로나19 이후 상승일로를 걷던 전 세계 반도체 경기가 둔화 조짐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수요가 폭발했던 PC나 스마트폰 같은 소비자 전자 기기 판매가 줄고,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코인 채굴을 위한 반도체나 그래픽카드 소비 붐도 끝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올해 PC 출하 규모가 작년보다 8.2% 감소한 3억2120만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팬데믹 첫 해 13%, 이듬해 15% 증가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관련 기업도 지난 2년 간의 반도체 호황이 저물 것으로 전망하고 신규 지출을 줄이는 모양새다.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하반기 경기 전망이 전달보다 “매우 시끄러워 졌다”면서, 소비와 투자를 그에 맞춰 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인텔은 PC 반도체 부문 신규고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PC 사업 분야를 보수적으로 본다면서, 향후 몇 년간 반도체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비관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도 암호화폐 채굴용 컴퓨터에 들어가는 칩과 비디오 게임에 탑재되는 그래픽카드 부문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고용 계획을 취소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상반기에만 48% 폭락했다.

소매업체 센트럴 컴퓨터스는 “소비자들은 최근 2년간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 하드웨어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넣고, 추첨에 응모했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현재 재고는 충분하다. 엔비디아 역시 소매업체에 도입한 배급제를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업체 실적 전망을 낮춰 잡고 있다. 인텔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2월 184억달러에서 지금은 180억달러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매출 전망도 4% 하향 조정됐다.


다만 WSJ은 자동차, 데이터센터 분야는 여전히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