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비컴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기업 휴맥스오토모티브를 인수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을 강화하려는 카네비컴과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는 휴맥스그룹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카네비컴은 휴맥스오토모티브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차 부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라이다 개발업체 카네비컴은 최근 휴맥스로부터 휴맥스오토모티브와 휴맥스 중국 웨이하이 법인 지분 100%를 약 320억원에 인수했다. 휴맥스오토모티브는 1971년 대우전자 차량용 오디오 사업본부로 시작한 52년 업력의 회사다. 2018년 휴맥스와 합병한 후 2020년 물적분할 방식으로 재분할됐다.
휴맥스오토모티브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어라운드뷰모니터(AVM), 텔레매틱스 등을 개발·생산해서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한다. 현대차그룹 중국법인 베이징현대와 기아기차유한공사, 제너럴모터스(GM),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1억원을 기록했다.
카네비컴은 티어1 자동차 부품사 자격을 얻기 위해 휴맥스오토모티브를 인수했다. 카네비컴은 라이다, V2X, 도메인 컨트롤 유닛(DCU) 등 미래차 기술을 개발했으나 완성차 제조사에 납품하기 위해 필요한 CMMI 및 ASPICE 등 인증 확보와 관련 인력 충원에 어려움이 있었다.
CMMI는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부설 소프트웨어공학연구소(SEI)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능력 평가 모델이고, ASPICE는 차량용 전자·전장부품 소프트웨어(SW) 개발 프로세스 국제 표준이다.
휴맥스오토모티브 인수로 전장부품 관련 전문 인력도 확보한다. 피인수된 인력 규모는 약 80명으로 대다수가 엔지니어다. 카네비컴 관계자는 “글로벌 톱티어 자동차 부품사가 되기 위해 외부 업체를 인수했다”며 “휴맥스오토모티브가 글로벌 시장 내 고객 확보 역량과 해외 네트워크 인프라를 보유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네비컴은 전장부품 생산을 맡고, 휴맥스오토모티브는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한다. 양사는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미래차 부품 시장을 공략한다. 전사 역량을 결집해 휴맥스오토모티브를 글로벌 티어1 자동차 부품사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카네비컴은 산업용 라이다에 이어 로봇과 차량용 라이다 양산을 위한 개발에도 속도를 더한다.
휴맥스오토모티브 신임 대표에는 안근백 카네비컴 연구소장이 내정됐다. 안 대표 내정자는 과거 휴맥스오토모티브 대표를 지낸 인물로, 이번 M&A에도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내정자의 단기 과제는 흑자전환이다. 휴맥스오토모티브가 지난해 93억원의 적자를 기록,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카네비컴은 오는 2024년에 상장을 추진할 예정으로 있다. 애초 지난해 상장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