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가상화폐로 5조원대 국제사기를 치고 잠적한 '가상화폐 여왕'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10대 지명 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FBI는 30일(현지시간) 5조원대 '원코인'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주범인 루자 이그나토바를 10대 지명수배자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그나토바는 실제로 발행된 적이 없는 유령 가상화폐 원코인을 미끼로 40억달러(약 5조2060억원)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마이클 드리스콜 FBI 뉴욕 지국장은 “이그나토바는 블록체인 기반의 원코인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코인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이그나토바에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지검 검사는 “이그나토바는 전 세계적인 사기를 저지른 뒤 도망한 범죄자”라며 “그는 범죄조직 두목, 납치범, 살인자 등 FBI의 다른 지명 수배자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그는 FBI 10대 지명수배 명단에 오른 유일한 여성”이라고 전했다.

미국 검찰과 FBI에 따르면 독일 시민권자인 이그나토바는 2014년 불가리아에서 유령 가상화폐 업체 원코인을 설립했다.

이후 3년 동안 그는 '원코인 금융 혁명'에 동참해달라며 미국 등 전 세계에서 300만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았고, 피라미드 사기 수법으로 투자금을 가로챘다.

그는 2017년 미 수사 당국이 자신을 조사하고 있다는 눈치를 채고 그리스행 비행기를 타고 도주한 뒤 행방을 감췄다.


FBI는 이그나토바가 그리스와 러시아에 연고지가 있고 동유럽과 아랍에미리트(UAE)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