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공공의료 정책에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위기·물가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공공의료 강화에 대한 시급성이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의료포럼 5차 정책토론회'에서 “새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방향은 공공병원 인프라 확충보다는 기존의 공공이나 민간병원을 활용한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작은 정부와 민간 활력을 정책 기조로 삼고 있어 공공의료에 대한 획기적 대책이 마련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공공의료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조 원장은 “공공의료는 예산과 정책수가, 지불제도를 통해 필수의료기반을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공공의료가 강화되면 정부는 효율적인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 의료인에게는 소신 진료 환경이 조성된다”며 “필수의료 국가책임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흥훈 국립중앙의료원 전략기획센터장도 “팬데믹 기간 공공병원은 코로나 환자치료의 중추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대부분의 공공병원이 손실보상금 지급에 따라 일시적으로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일반진료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향후 경영정상화에 최소 4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입장도 비슷했다. 이 처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공약이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부천, 인천, 대구 등 일부지역에서 의미 있는 요구와 행동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에 대해 공공정책 수가를 도입해 민간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민간의료 활성화방안으로써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도 “보건의료는 경찰과 소방의 경우처럼 상시적 안전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공공의료 재원은 소방의 경우처럼 소방안전교부세를 통한 방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일용 경기도의료원장도 “경기도 내 지방의료원은 규모도 작고 시설도 노후화됐다. 절대인력이 부족해 경영정상화에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공공의료포럼 측은 “토론회에서 모인 의견을 바탕으로 전환기의 공공의료 정책과 공공병원의 정상화 방안을 점검하고 사안별 실천계획을 수립·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