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참석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논의
원전 홍보 책자 직접 선물 등
中 의존 수출 다변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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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던 우리나라 경제, 특히 수출 다변화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현지 브리핑에서 “지난 20년간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기가 끝나 가고 있다.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면서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한 유럽과의 협력 강화가) 우리나라가 처한 글로벌 교역 환경의 구조적인 변화에 미리 준비하자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최 수석의 언급처럼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내수시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국에서 생산해 자국에서 판매한다는 전략으로, 미-중 패권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내수 강화를 5년간 전략으로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왜 지금 유럽에 공을 들이는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네덜란드, 폴란드, 유럽연합(EU), 루마니아, 덴마크, 프랑스, 체코, 영국 등 유럽 지역의 주요 국가 정상들과 만나면서 반도체·원전·방위산업 등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캐나다, 미국 등 비유럽권 국가 정상들도 참석한 가운데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시작을 알렸다는 점도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방위산업과 원전의 세일즈 외교에 중점을 뒀다. 향후 5년간의 성과를 위해 초석을 다졌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폴란드와는 방산 협력을 논의했다. 폴란드는 5월 30일 국방장관이 우리나라를 찾아 FA50, K2전차, K9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등 우리나라 무기 체계를 실사한 바 있다. 조만간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방위산업 협력 논의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방위산업 수출국으로, 대통령실은 3~4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전 세일즈도 적극적이었다. 사업자 선정이 임박한 체코와 폴란드를 집중 공략했다. 체코는 원전 4기, 폴란드는 6기를 각각 발주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의 정상회담에서 우리 원전을 홍보하는 책자를 폴란드 대통령에게 직접 선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원전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와 폴란드 현지에서 이를 위한 실무적인 협상을 진행했다. 대통령과 장관이 세일즈 외교 전면에 나선 셈이다. 네덜란드와 영국 등 잠재적 원전 건설 국가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우리나라와의 원전 협력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네덜란드는 우리 원전을 옵션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도 있었다. 반도체 장비 생산 강국 네덜란드와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안정적 공급, 체코·폴란드와는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협력, 호주와는 니켈·코발트·리튬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공급을 각각 논의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7대 우주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을 기회 삼아 유럽의 우주강국 프랑스와의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프랑스 에어버스와 위성 공동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또 해운 강국 덴마크와는 재생 에너지, 친환경 선박, 해상풍력 상호 투자와 친환경 선박 수주 확대를 논의했다.


최 수석은 원전 수출에서 산업부가 중심이 돼 민관합동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구성하고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 간 논의된 것은 앞으로도 대통령과 각 부처, 기업이 하나의 팀코리아가 돼 역할 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앞으로 정상 외교를 통해 세일즈 활동을 지속 전개하고, 관계 부처와 기업은 상대국 정부 부처와 기업과 협력해 가시적 성과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마드리드(스페인)=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