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본사가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센트로폴리스에서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로 이전한다. 중구 회현동을 떠나 종로에 자리잡은 지 2년 만이다. 정보기술(IT) 기업이 밀집한 강남으로 사옥을 옮겨 우수 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그룹사 간 협업 강도도 높인다는 복안이다.
SSG닷컴은 오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센터필드에 입주한다. SSG닷컴은 센터필드 EAST동 21~25층 5개층을 사용한다. 자회사인 W컨셉도 사무실을 센터필드로 옮긴다. 인근 강남 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지마켓글로벌까지 신세계그룹 e커머스 법인이 모두 강남에 모이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물리적 여건이 마련됐다.
신세계그룹 디지털전환을 위한 주요 조직도 센터필드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센터필드에는 이미 이마트 DT본부와 산하 마케팅조직, 신세계프라퍼티 등 그룹 계열사가 입주해 있어 온·오프라인 통합 에코시스템 구축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정용진 부회장도 집무실을 센터필드에 마련했다.
SSG닷컴이 2년 만에 사옥을 강남으로 이전하는 까닭은 IT 개발자 확보에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T 관련 인력과 네트워크는 대부분 강남과 경기 성남시 판교에 몰려 있다. 컬리, 티몬, 위메프, 지마켓 등 주요 e커머스 기업 모두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다. 본사가 잠실인 쿠팡도 서울지하철 2호선 선릉역 인근에 개발자를 위한 사무실인 로켓연구소를 별도 운영하고 있다. IT 인력이 선호하는 강남권 입지에 있어야 실력있는 개발자 영입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유통 기업이 IT 개발자 확보에 사활을 거는 것도 디지털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다. 특히 e커머스가 상품기획자(MD)보다 개발자 중심 조직으로 개편되면서 우수 IT 인력 확보가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SSG닷컴 IT개발자는 본사 근무인력의 절반인 500여명에 이른다. 이번 센터필드 이전으로 인한 기존 인력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원격근무제와 거점오피스 등 새로운 근무 방식도 선보일 예정이다.
SSG닷컴은 사옥 이전과 함께 당분간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한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진 지마켓과의 통합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본격적인 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 W컨셉과도 응집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사 이전과 함께 경력 개발자 채용도 추가로 추진한다.
애초 연내 목표이던 기업공개(IPO)는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상장 주관사까지 선정하며 내부 준비는 마쳤지만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는 청구하지 않았다. 현재 증시 침체로 기업 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적절한 입성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