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속 보험사 주가 선방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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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P) 인상) 이후 국내 주식시장 하락장이 펼쳐지는 가운데 보험업종 주가는 선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 생명·손해보험사 주가는 오히려 기준금리 인상 전보다 올랐다.

지난 21일 삼성생명 주가는 6만7000원에 마감했다. Fed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불구하고 지난 14일(종가 6만3800원)부터 6거래일 동안 주가가 올랐다. 같은 기간 동양생명 주가도 5.28% 상승했다.

다만 22일과 23일 이들 회사 주가는 다소 떨어졌다. 미래에셋생명, 한화생명 주가도 하락했지만 코스피 하락 폭보다 훨씬 작은 편이다.

손해보험에선 대장주인 삼성화재 주가가 지난 16일 19만2500원에서 22일 종가 기준 19만9000원으로 3.37% 올랐다.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주가는 자이언트 스텝 전후로 보합 수준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현재 10개 보험사로 구성된 KRX보험 지수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97%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11.94% 급락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 분위기가 냉각된 속에서도 보험사 주가가 선전하는 이유는 금리 상승이 장기적으론 보험사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금리 상승 수혜주로 인식된다.

금융당국이 지급여력(RBC)비율 자본관리 기준을 완화해주기로 하면서 건전성 악화 부담도 덜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보험사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시가평가 부채의 잉여액 일부를 RBC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발표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연초 이후 보험업종 주가는 코스피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 수혜, 코로나19 재확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경기 방어주적 성격 부각 등의 영향 덕”이라고 분석했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주요 보험사의 2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손보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자동차보험 부문 흑자가 예상되고 실손보험 누수의 주범으로 꼽히는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지고 있어 보험영업이익 개선도 기대된다.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모든 백내장 수술을 입원 치료로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하면서 보험금 지급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 주요 손보사에 청구된 백내장 수술 보험금만 200억원이 넘는다”며 “지난 4월부터 백내장 과잉수술이 줄어 청구금액도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백내장 청구에 따른 손보사별 실손 비용 부담을 연간 세전이익의 9~33%로 추정하고 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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