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의약품 콜드체인의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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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요동쳤고 공급망에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 짧은 기간 작고 큰 변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과 식품 등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높아진 산업에서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약품 콜드체인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가지 사건이 있다.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계기가 된 사건이다. 한 가지는 2020년 독감 백신 수송 중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어 전량 폐기 처분해야 했던 사건이고, 두 번째는 코로나 백신의 본격 도입이다.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두 사건 이후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관리 규칙' 개정안을 올해 1월 1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에는 백신, 혈액제제와 유전자재조합, 세포배양의약품 등 바이오 의 약품이 포함된다.

2020년 12월 입법예고 이후 올 1월에 시행된 생물학적 제제 관련 규제는 오는 7월 냉장·냉동이 필요한 모든 의약품으로 확대된다. 특히 검증 단계가 상당히 강화된다. 수송 과정 중 자동온도기록장치를 의무 설치해야 하고, 차량이 아닌 '수송용기' 단위 온도 검증이 필요하다. 모든 수송 단계에서 온도를 확인하고, 확인된 온도를 출하 증명서에 기재해 2년간 보관해야 한다.

콜드체인 수송은 그간 아날로그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전 법안은 단계별·용기별 온도 검증을 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량에 온도계 형태의 온도 확인 장치를 구비하고, 필요시 온도를 육안으로 파악하는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되었다.

강화된 규제에서는 모든 수송 과정 온도 데이터 확보와 보관을 의무로 하고 있으며, 단위가 차량에서 제품으로 더 세분화됐다.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콜드체인 디지털 전환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규제 적용을 받는 의약품과 제약 산업에 속한 다수의 기업들은 강화된 규제에 맞게 어떻게 디지털화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이야기한다. 프로세스나 관련 체계가 정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현재의 물류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것이다. 점검 과정을 통해 변경해야 하거나 보완해야 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콜드체인 디지털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내부 리소스 부족으로 구축이 어렵다면 기업 간 상호협력을 통해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구체화할 수도 있다.

전문 솔루션 기업과 협력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 솔루션 업체들은 이미 다수의 제약사와 협업하고 있다. 사전 컨설팅을 통해 제약사 물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점검할 수 있다. 이들은 규제 대응을 위한 프로세스를 함께 설계할 뿐만 아니라 WMS, ERP 등 내부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출고에서 수송 완료 단계에 이르기까지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이렇게 정립한 디지털 환경은 규제 대응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투명한 체계 정립은 브랜드 이미지 향상으로 이어져 최종소비자 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찬가지로 식품과 제조 산업 내 기업들은 국내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 의약품 콜드체인 관리 체계를 벤치마킹해 물류 전반에 걸쳐 퀄리티를 높일 수 있다. 고객 컴플레인과 폐기 및 반품 비율을 낮춰 직간접적인 비용을 절감하고,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통한 비즈니스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콜드체인 관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 생존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되었다.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가 변화하고 있고, 규제는 그 변화 흐름을 더 앞당기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빠른 걸음이 기업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 더 많은 기업이 콜드체인 디지털전환을 통해 믿을 수 있는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비즈니스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지현 윌로그 대표, 윌로그 (ji@willog.i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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