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애플 공식 판매 계약… IPO 앞두고 '덩치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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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가 애플과 공식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애플 브랜드관'을 마련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등 애플 대표 제품을 한데 모아 카드사 제휴 중복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고 익일 배송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애플 공인 리셀러 등록은 쿠팡에 이어 두 번째다. 내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외형 성장이 시급한 11번가와 국내 유통 채널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애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는 오는 30일까지 애플 브랜드관 그랜드 오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행사 종료일까지 매일 아이폰13, 아이패드 에어, 애플워치7, 맥북에어 M1, 에어팟 프로 등을 특별할인가로 판매한다.

11번가 애플 브랜드관에서 판매하는 애플 제품은 직매입 기반의 '쇼킹배송'으로 배송이 이뤄진다. 올해 새롭게 확보한 인천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보관, 주문 즉시 배송하는 구조다. 소비자가 평일 밤 12시 전까지 주문하면 이튿날 바로 애플 제품을 받아 볼 수 있다.

애플은 국내 애플스토어 추가 개점과 LG베스트샵 제휴 등 오프라인 채널 확장에 이어 온라인에서도 강력한 우군을 확보했다. 지난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굳어진 삼성전자와의 양강 구도에서 소비자 접점 확대로 국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11번가 역시 평균 판매단가가 높고 거래액 규모가 큰 단말 사업 강화를 통해 몸값 높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에 이어 애플 공식 판매 계약 체결로 성공적 IPO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의 거래액 점유율은 약 6%다. 시장이 예상한 11번가의 기업가치 4조~5조원을 위해서는 공격적으로 외형을 키울 필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랐다.

애플 공식 판매에 따라 11번가 리테일(직매입+위탁판매) 사업 확대에도 탄력이 붙었다. 올 1분기 리테일 매출은 762%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의 93% 수준이다. 익일배송 경쟁력에 상품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올해 11번가 리테일 부문 매출은 고공 성장이 기대된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21일 “이보다 앞서 2019년에 애플 공식 판매를 시작한 쿠팡은 자급제 아이폰 판매 등에 힘입어 상당한 거래액 증가 효과를 거뒀다”면서 “11번가 역시 애플을 필두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 매출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