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최저임금위원회의 4차 전원회의가 정부세종청사에서 16일 개최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열린 최저임금 회의로 '업종별 차등화 도입'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둘러싸고 찬성하는 사측과 반대하는 노측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졌다.
최저임금위는 직전 회의에서 이달 29일까지인 최저임금 심의 법정 기한을 반드시 지키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 두 차례 회의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사측은 대기업부터 중소·소상공인까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이 불가피하고 최저임금은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여파에 더해서 원자재의 가격 등 생산재 물가의 상승으로 인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일률적인 최저임금 적용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일부 업종에서 최저임금의 수용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종별 구분 적용이 반드시 이루어져서 최저위가 법적으로 보장된 업종 구분에 대해 책임을 방기하고 있지 않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업종별 차등적용을 강력 반대했다. 업종별 차등적용이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 제도 취지에 맞지 않고 특정 업종에 대한 저임금 낙인효과를 유발해 해당 업종에 대한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는 지적이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2017년 최임위에서조차 통계 데이터 부족, 제도의 타당성을 찾기 어려우며 특정 업종의 구분 적용 시 노동력 상실 등의 이유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면서 “최저임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업종 구분을 불가역적으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단체, 소상공인 1000여명은 회의 1시간 전인 오후 2시 최저위가 있는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 집결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0% 가까이 오른 1만1860원으로 현실화된다면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 아니냐”고 성토했다. 이어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4232원으로 껑충뛴다”고 덧붙였다.
이두희 소상공인연합회 충남지회장은 “최저임금을 반드시 올리고 싶으면 돈 많은 곳이랑 돈 없는 곳이랑 구분해서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면서 “법적으로 업종별로 차등적용해도 되는데 왜 굳이 동일한 기준을 밀어붙이냐”고 지적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