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제 레벨 측정 시스템 오류로 발사가 연기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점검이 16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르면 이날 밤 늦게 1차 점검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날 누리호 점검 현황 브리핑을 통해 “오후 3시 30분께 산화제 탱크 부위 점검창을 개방하고 내부를 살펴보기 시작했다”며 “1차적으로 해당 부위 하드웨어 점검을 진행해 이날 밤부터 아침까지 점검 결과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리호의 현재 문제점은 1단 산화제 탱크 레벨 측정 시스템 오류다. 오류 원인으로는 산화제 레벨 값을 측정하는 센서 자체 문제, 센서 측정값을 신호처리하는 터미널 박스 문제, 센서와 터미널 박스 등에 연결되는 전선류 문제 등 3가지로 나뉜다.
센서 자체 문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누리호 1단과 2단 연결부를 분리해야 한다. 레벨센서는 1단 산화제 탱크 최상단에 있는데 바로 위 2단부로 인해 1·2단 연결 상태에선 점검조차도 어렵다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항우연은 외부에서 접근이 가장 빠른 1단 산화제 탱크 쪽 터미널 박스와 전선류 점검을 우선 시행하기로 한 상태다.
고 본부장은 “이 부분에 대해 우선 점검을 시행하고, 특별히 이상이 있는 부분이 확인되면 해당 부분에 대한 교체가 곧바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터미널 박스 및 전선류 문제로 확인돼 이를 보완한 이후엔 레벨센서에 대한 점검도 추가로 진행할지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누리호 점검 작업은 본격화됐지만, 발사 일정을 다시 잡는 부분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문제가 있는 부분에 따라 보완 완료 시점이 다를뿐더러 레벨센서 자체 문제라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현재 누리호는 최초 조립 상태와 달리 실제 발사를 위한 화약류 및 점화제가 포함된 상태로 안전 문제로 인한 분해 절차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보완 완료 이후 발사 일정을 다시 잡기 위한 국제사회 통보 절차 등에 최소 1~2주, 평균 4주까지 소요되는 탓에 발사 예비일 데드라인인 오는 23일까지는 사실상 발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고 본부장은 “이제 막 점검 작업을 시작한 상태로 발사 일정에 대한 부분은 추후 다시 논의할 부분”이라며 “빠른 원인 파악으로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