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꿈의 교통수단인 '하이퍼튜브' 연구개발(R&D) 테스트베드를 오는 8월 선정한다. 지방선거에서조차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하이퍼튜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초고속 이동수단 하이퍼튜브(한국형 하이퍼루프) 기술개발' 테스트베드 부지 선정을 위한 공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퍼튜브는 공기저항이 없는 아진공(0.001~0.01기압) 튜브 내에서 자기력으로 차량을 부상·추진시켜 시속 1000㎞ 이상 주행하는 교통체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어 꿈의 교통수단으로 불린다.
정부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약 9000억원을 투입해 하이퍼튜브 R&D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로부터 테스트베드 사업계획서를 공모받아 선정한 후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9년동안 진행할 R&D는 12㎞ 튜브 선로에서 시속 800㎞이상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축소모형으로 시속 1019㎞ 주행에 성공한 바 있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4m, 연장 10m의 초고밀도 콘크리트 아진공 튜브를 건설해 0.001~0.01기압을 30분 이상 유지하는 기초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R&D가 시작되면 연구 초기에는 1~2㎞ 자기부상선로를 건설해 시속 150~200㎞ 시험주행을 한 후 길이와 속도를 늘려갈 예정이다. 정부는 2032년까지 R&D 사업을 진행한 후 현실화를 위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방 선거에서 후보들이 거론했던 수준으로 빠른 시간 안에 현실화하는 것은 힘들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수행하며, 사업설명회를 거쳐 다음 달부터 유치계획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신청에서 광역 지자체당 각 1개소로 제한했다. 테스트베드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는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가 협의해 부지를 제안할 수 있다.
국토부는 부지선정 과정의 공정성·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전문가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지조사단'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제안한 부지에 대해서는 연구에 필요한 소요연장의 충족여부와 같은 부지요건, 공사비 등 사업추진 여건, 지자체의 지원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강희업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하이퍼튜브는 동북아 주요 도시를 출퇴근 권역으로 묶을 수 있는 혁신적 교통수단이지만, 핵심기술의 개발과 후속 실용화 연구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도전적 과제”라면서 “테스트베드는 이러한 연구개발 여정의 첫 발을 내딛는 단계인 만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선정하게 될 것이며, 연구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좋은 입지가 제안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