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6일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예방했다. 새 정부 국무총리로서 전임 대통령을 예우하는 한편 여소야대 정국 돌파를 위한 통합·협치 행보다.
한 총리는 취임 일성으로 “협치와 통합이 굉장히 중요한 정책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총리는 통상 분야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통 경제관료로 보수·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중용됐다. 김대중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 때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문 전 대통령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던 2007∼2008년에는 참여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다.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사를 영입해 여야 협치를 구체화하고 있다.
먼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여야 협치에 도움이 되는 인사로 평가된다. 방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예산실장으로 승진한 뒤 두 차례나 차관 자리에 올랐지만 앞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고, 김경수 경남지사 시절인 2018년 경남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에는 2019년 수출입은행장에 임명되며 보수·진보 정권 모두 중용됐다. 야권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이 있어 협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은 규제혁신 또한 여야 협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가운데 최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발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새 정부는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조직으로 '규제혁신추진단'을 신설할 계획이다.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한 규제혁신추진단은 퇴직공무원, 연구기관 및 경제단체 관계자를 아울러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한 총리는 퇴직 공무원 150명 정도를 대거 영입해 실제로 규제 정책을 실행해본 경험이 있고,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경험을 살릴 방침이다.
한 총리는 변 전 실장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규제혁신단에 합류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총리는 덩어리 규제 혁신을 두고 “노동 개혁, 수도권 개혁, 금융 개혁 등에 대해서 2017년에 책을 쓰신 분도 있다”면서 “정부에 계셨던 (적임자가 있다)”고 말했다.
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2007년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2017년에는 노동, 토지, 투자, 왕래와 관련한 정책 제안을 담은 저서 '경제철학의 전환'을 출판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한 총리가 경제부총리를 할 때 기획예산처장관으로 함께 경제라인을 꾸린 바 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