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이륙해 미국으로 향하던 여객기 천장에서 갑작스럽게 물이 쏟아져 승객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더 선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누수 사고는 지난 10일 오후 10시 40분(현지시간)에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해 미국 워싱턴 D.C로 가는 영국항공(British Airways) BA292편에서 발생했다. 기종은 A380으로 승객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층 형태의 여객기다.

문제가 발생한 것은 12시간이 넘는 비행 여정이 끝나갈 때 쯤이다. 9100m 상공을 날고 있는 비행기의 1층 천장에서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물이 쏟아져 내린 것이다. 난데없는 물폭탄을 맞은 승객들은 황급히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승무원은 누수가 추락의 전조 증상일까봐 불안해하는 승객들을 진정시키는 한편 담요와 수건을 가져와 배선 및 전기장치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막았다.
그러나 승무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물이 쏟아진 탓에 계단과 복도는 흥건하게 젖었다. 그나마 대서양 횡단이 막바지에 달했을 때 누수사고가 발생해 다행이라고 승무원들은 전했다.
해당 항공편은 무사히 워싱턴DC에 도착했다. 영국항공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누수는 기체 뒤편에 있던 물탱크 밸브가 고장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항공 대변인은 "(비행 중) 어떤 시점에서도 안전상의 문제는 없었다. 비상 착륙할 필요도 없었다"며 "(누수된 물은) 마실 수 있는 깨끗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영국 항공 내부에서는 "BA에서 누수 사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그 순간 '영국 항공(브리티시 에어웨이)'이 아니라 '영국 수로(브리티시 워터웨이)'로 보였다"며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다고 더 선은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