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프라인도 '카멜레온'처럼 색깔 바꾼다
온도에 따라 색깔 바뀌는 고체 산화물 개발
300℃의 고온에서도 변형 없어…산업 적용 가능성 높여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손준우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김영광 박사, 이동화 신소재공학과·첨단재료과학부 교수, 이준호 신소재공학과 박사 연구팀이 온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고체 산화물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색깔이 변하는 물질은 대개 유기물로 만들어져 100℃가 넘는 높은 온도에서 쉽게 열화됐다. 이 때문에 고온 공정이 필요한 산업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고체 산화물로 열변색성 물질을 만들었다. 연구 결과 상온(25℃)에서 투명한 색을 띠던 이 물질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노란색으로 변했다. 특히 300℃ 높은 온도에서도 물질 열화 없이 가역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제일원리(First-principles) 계산을 사용해 열변색성 물질의 전자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물질이 작동하는 원리를 최초로 밝혔다.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의 전자 구조에서 밴드 갭이 줄어드는데 이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번 연구 성과를 활용하면 열화상 카메라 없이 직접 보기만 해도 생산 장비의 온도를 알 수 있다. 물질 작동 원리를 밝힘으로써 향후 온도에 따른 색깔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단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과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 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머터리얼즈 호라이즌스' 속표지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