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라이브러리' 개관
저서 100여종·생전 물품 전시
'가자, 길이 보이지 않아도' 평전
'벤처 생태계' 다방면 업적 담겨
“이민화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혁신강국'의 방향을 제시한 '경세가'이며 '실천가'였다.” 한정화 한양대 교수(전 중소기업청장)
“척박한 환경에서도 '한국 벤처의 효시' 메디슨을 창업하고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한 데 이어 코스닥 설립을 이끌고 벤처기업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배달의민족 창업자)
벤처 업계가 이민화 회장의 뜻을 기리며 유지 계승을 다짐했다.
벤처기업협회는 8일 '이민화 라이브러리' 개관식과 '이민화 평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서울 구로구 소재 협회 카페테리아에 마련한 '이민화 라이브러리'는 이 회장이 생전에 출판한 저서와 벤처 역사에 남긴 발자취를 한곳에 모았다. 메디슨 기업문화부터 창조경제와 4차 산업혁명, 기업가정신 관련 저서부터 기고문 모음집, 자서전 '끝나지 않은 도전' 등이 전시됐다. 또 30여년 사용한 명함지갑, 평소 아꼈던 넥타이, 가방, 안경 등 물품과 고인의 흉상도 자리했다.
협회는 또 이 회장 평전 '가자, 길이 보이지 않아도'를 발간했다. 평전에는 이 회장이 혁신기업가, 사회혁신가, 교육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며 벤처생태계 조성에 기여한 업적을 담았다. △1세대 벤처 메디슨 설립 △벤처기업특별법 제정 및 코스닥 설립 주도 △국가혁신 주요정책 개선 △영재기업인 양성 △기업가정신 확산 등 이 회장의 활동을 기록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벤처라는 단어도 생소하던 1985년에 초음파 진단기기 제조업체 '메디슨'을 창업했다. 1995년에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하고 초대 회장을 지냈다. 코스닥 설립, 벤처기업특별법 제정 등 벤처기업과 기업인 양성에 중추 역할을 했다.
조현정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비트컴퓨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1995년 10여명의 30·40대 벤처기업인이 모여 애국심과 사명감을 갖고 벤처기업협회를 설립했고, 이 회장은 리더 역할을 다했다”며 “직접자금 조달을 위한 코스닥 시장을 만들고 정부 거버넌스를 정리하는 등 벤처기업인이 외환위기 극복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미균 시지온 대표는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응원을 많이 해줬고, 냉철하고 날카로운 인사이트와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면서 후배기업가로서 이 회장을 회고했다.
이광현 KAIST 총장은 추천사에서 “일본의 소재부품 공격이 있을 때,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전개될 때 길을 밝혀 줄 그의 한마디가 기다려졌다”면서 “이제 책 속에서라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봉진 의장도 “이 회장의 혜안과 통찰을 이제 직접 들을 수는 없지만 책으로나마 찾아볼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인과 예비 창업가들이 꼭 알고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조영탁 휴넷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등도 추천사를 남겼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이 회장의 생전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기업가정신 확산 콘텐츠 제작 등 본격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