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T연구원' 광주 설립 무산위기…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빨간불'

광주시가 아시아문화 중심도시 조성과 관련해 15년째 추진해온 '한국문화기술(CT)연구원' 설립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차세대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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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한국문화기술(CT)연구원 설립사업이 수년째 지지부진하고 있다. 정보기술(IT)와 콘텐츠제작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전경.

광주시 등은 2007년부터 아시아 최대 문화복합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하고 문화콘텐츠 산업을 집중하여 육성하기 위해 국책기관인 CT연구원 광주 설립을 추진해왔다. CT 분야 원천·응용기술 개발과 문화상품 기획·제작·유통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CT연구원 설립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논의조차 되지 않다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다시 국가사업으로 재추진됐다. 2024년까지 총사업비 1987억원을 투입해 연구원 280명 등 330명 규모의 국책연구원으로 문을 연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18년 민·관 협의기구 성격의 '한국CT연구원 광주 유치·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문화체육관광부 또한 예비타당성조사 사전 용역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의뢰하는 등 설립 작업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이번에는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사업이 중복돼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며 CT연구원 설립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이다.

시는 이번 대선 때에도 CT연구원 설립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지속해서 제시했지만 대통령 공약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CT연구원 유치가 빠진 대신 '인공지능(AI)-메타버스 융합도시 조성 및 문화콘텐츠 개발·생산·유통 전략적 지원' 사업이 포함돼 사실상 CT연구원 설립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업계는 5세대(G) 상용화로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실감 콘텐츠 제작 시설과 연구·개발(R&D) 기반 확충이 시급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는 “아시아 문화도시 조성 차원에서 출발한 CT연구원 설립이 수년째 지지부진해 매우 안타깝다”며 “문화콘텐츠 제작 여건과 기술개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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