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암 전이와 재발까지 예방 가능한 면역 암치료법을 개발했다. 독성과 염증과 같은 부작용이 없어 다양한 치료제 개발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대학교는 진준오 의생명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면역치료실험실 연구팀이 원발성 암 치료는 물론, 암 전이와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면역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 암 치료는 물리적 수술, 화학적 약물 처리에 국한돼 있다. 이런 치료법은 전이와 재발에 취약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면역 치료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면역 항암 치료는 체내 자체 면역을 활성화해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 시키는 치료법이다.
면역 암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면역 관문억제제는 생산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또 면역 관문 단백질 발현이 낮은 환자에게는 효과가 미미하고, 암 항원에 대한 특이적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재발과 전이를 차단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면역 관문 단백질을 발굴하고 이를 응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재조합 단백질 제조 방법을 활용해 면역 관문 단백질인 'PD-1'을 대량 합성하고, 이를 광열제인 '인도시아닌 그린(Indocyanine Green)'을 포함하는 하이브리드 나노 입자에 결합시켰다. 이 나노 입자를 적용하면 원발성 암의 광열치료가 가능하다. 이때 분비된 재조합 PD-1 단백질의 면역 관문 억제 효과로 암의 재발 및 전이까지 예방 가능하다.
진준오 교수는 “재조합 PD-1 단백질은 기존 항체에 비해 간단한 방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추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한 히스티딘에 의해 구조체를 형성하는 응용 연구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조합 PD-1 단백질 함유 하이브리드 나노 입자는 대장암과 유방암뿐만 아니라 광열 치료가 가능한 모든 암세포 종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1차 암 치료와 함께 전이·재발도 완벽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남대 대학원 의생명공학과 박사 수료생 황주영 씨, 안은경(석박사통합과정 4기)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사업과 신진연구사업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