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동 대표의 메타버스 제대로 타기]<3>도토리와 N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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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SNS에 싸이월드에서 복구된 옛날 사진 올리기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한때 3000만명이 넘는 회원수를 자랑하던 1세대 토종 SNS이던 싸이월드에 대한 추억이 없는 사람은 필자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필자도 도토리 부자인 일촌들의 미니홈피에 방문했을 때 화려하게 꾸며진 미니룸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전성기 시절 싸이월드 안에서 통용되던 기축통화 도토리는 매일 4억개가 팔려 나갔다고 한다. 그 영광을 뒤로 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밀려 사라지고 만 싸이월드가 메타버스 서비스로 돌아온다고 한다.

혹자들은 “싸이월드는 이미 메타버스였지 않나? 새삼스럽게 왠 메타버스?”라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광의의 의미로 메타버스를 정의한다면 틀린 말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이전에서도 밝혔듯이 메타버스가 요즘 다시 각광받는 가장 큰 요소는 경제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활동은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뜻한다. 과거 싸이월드 시절의 도토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판매하던 사이버 머니였고 소비자들은 그 화폐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객체에 불과했지만 최근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이용자는 소비자이자 판매자가 될 수 있다. 로블록스에서 미니게임을 만들어 돈을 벌고 있는 일반 사용자는 이미 800만명을 넘어섰고, 제페토에서도 사용자는 아바타를 꾸미는 여러 아이템을 만들어서 돈을 벌고 있다. 로블록스는 로벅스, 제페토는 젬이라는 암호화폐를 각자 만들어서 그것을 매개로 사용자들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최근 테라 루나 폭락 사태로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됐고, 이것이 폰지사기였는지 수사에 착수했다는 뉴스가 쏟아지면서 많은 이가 다시 한번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효용성에 대해 논쟁하고 있다. 필자는 이 지면에서 그 논쟁에 뛰어들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많은 이가 메타버스를 이야기하면서 NFT를 연결시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체불가토큰(Non-Fungible Token)은 쉽게 말하면 디지털 세상에서 거래되는, 겉으로 보기에 똑같아 보이는 상품 가운데에서 진품을 식별해 주는 보증서 같은 것이다. 마치 우리가 금은방에서 돌반지를 사면서 보증서를 받는 것처럼 디지털 세상에서 어느 콘텐츠의 주인이 누구이며 누구에게 그 소유권이 이전됐는지를 블록체인에 등록해서 입증해 주는 기술이다. 현실 세계에서도 어떤 상품의 가치는 희소성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보유한 친구들이 그것을 되팔아 몇배, 몇십배 차익을 남겼다는 무용담을 심심치 않게 들어 봤을 것이다.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유통에서 그 희소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장치의 존재는 분명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 그라임스의 NFT가 적용된 그림이 20분 만에 68억원에 팔렸다는 뉴스를 접한 지는 이미 1년이 지났다. 물론 인증 도구에 불과한 NFT가 적용되었다는 사실과 그 사실만으로 콘텐츠의 본질적인 가치나 수준과 상관없이 가격이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NFT 콘텐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하거나 투자하는 행위는 당연히 구분돼야 한다는 사실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이가 2000년대 초반에 열심히 사 모은 도토리는 당시 SK커뮤니케이션즈에 연 매출 1000억원을 안겼다. 로블록스에서 판매되는 게임과 아이템 수익의 70%는 일반 사용자가 가져간다. 가상 세계에서 누가 부가가치를 만들고 얼마만큼을 가져 가느냐의 차이가 메타버스의 앞날을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감히 자신한다.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1위가 유튜버라고 한다. 영상 콘텐츠만 잘 만들어도 큰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이전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러한 경제 활동의 인프라가 잘 갖춰진 메타버스 서비스는 아직 손에 꼽힌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사람은 열심히 세력을 키워 가고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들을 관심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몇 억명씩 모았다는 서비스들에서 어떤 부가가치가 만들어지고, 그것들이 누구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말이다.

김창동 루씨드드림 대표 cdkim@LDfac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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