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표준원이 2027년까지 차세대 반도체, 미래차,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250건을 국제표준으로 신규 제안할 계획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 활동을 펼쳐 미래 핵심기술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접근이다.
전 세계는 미래 반도체, 미래차, AI 등 첨단 분야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 우위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표준으로 잘 연결해야 진정한 산업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최고 기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가 사용하고 호환성과 안정성을 인정받은 기술이 주류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 비대면 플랫폼 등에서 최근 많은 기술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이를 국제표준으로 만들어서 우리나라 주도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기술 개발 따로 표준화 따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제는 속도가 중요하다. 연구개발(R&D) 기획 단계부터 기술 개발, 표준화 작업, 특허권(IP) 확보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함께 추진할 때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표준 대응도 공공에서 민간으로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주요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만 유독 정부 기구인 국가기술표준원이 관련 업무를 이끌고 있다. 국표원의 표준화 노하우는 잘 살리는 가운데 한국표준협회와 산업별 단체, 대표기업이 표준화에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과거 산업화 초기에 우리나라는 해외 표준을 국내로 들여와서 우리 산업과 기술에 접목하는 데 치중해 왔다. 이제는 많은 우리 기술이 세계 '퍼스트 무버'에 올라 있다. 적극적 표준 선점으로 산업 주도권을 잘 지켜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