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국제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서 우리나라가 양자기술 신규 표준화 과제를 주도할 수 있는 입지를 확보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IEC '양자기술 표준화평가그룹(SEG)' 의장에 박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단장이 선임됐다고 5일 밝혔다.
SEG는 IEC 내 기존 표준화위원회에서 담당하지 않는 신규 표준화 과제를 추진하는 특별 조직이다. 일정 기간(2~3년) 표준화 전략과 로드맵 개발 등을 수행한 후 국제표준 개발을 전담하는 상설 표준화위원회인 기술위원회(TC), 분과위원회(SC), 시스템위원회(SyC) 등으로 전환된다.
양자기술은 양자중첩, 양자얽힘, 불확정성 등 에너지 최소 단위인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정보기술로 초고속 대용량 연산 및 암호통신이 가능하다. 양자컴퓨팅·양자통신·양자센서로 세분화된다.
국표원은 박 단장이 SEG 의장을 맡게 돼 우리나라가 양자컴퓨팅, 양자통신, 양자센서 등 양자기술 분야 국제표준화 과정에서 우리 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등 양자기술 분야 국제표준을 선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ETRI에서 양자기술연구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박 단장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양자기술 IEC 백서 작업반 의장과 양자기술 표준화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번 SEG 의장 선임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 무대에서 양자기술 분야 표준화 논의를 선도해 온 결과다.
산업부는 2020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으로 국내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양자기술 표준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양자기술 분야 미래 표준화 전략과 기술 방향 등을 제시하는 IEC 백서 발간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IEC 백서를 발간해 양자기술 표준화 위원회 설립을 제안하고 IEC 표준화관리이사회(SMB) 자문과 지원을 통해 지난 2월 양자기술 SEG 신설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상훈 국표원장은 “우리나라가 양자기술 표준화 논의를 시작하는 표준화평가그룹 의장직을 맡은 것은 우리나라가 첨단 미래기술 룰 세터(rule-setter)가 된다는 큰 의미를 지닌다”며 “앞으로 양자기술 등 미래 첨단기술에 대해 국제표준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