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섰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회복되면서 기름값과 외식 가격 등이 전방위적으로 상승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56(2020=100)으로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
상승률은 2008년 8월(5.6%) 이후 13년9개월 만에 가장 높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대로 올라선 것도 2008년 9월(5.1%) 이후 처음이다.
5%대 물가는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견인했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8.3% 올랐다. 5월 물가상승률 중 절반인 2.86%포인트(P)를 공업제품이 기여했다. 경유(45.8%), 휘발유(27.0%), 등유(60.8%), 자동차용LPG(26.0%)가 모두 오르면서 석유류는 34.8% 상승했다. 이 중 경유는 2008년 7월(5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가공식품도 7.6%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밀가루(26.0%), 식용유(22.7%), 빵(9.1%)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개인서비스는 외식(7.4%)과 외식 외(3.5%)가 모두 올라 5.1% 상승했다. 2008년 12월(5.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5월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57%P였다. 외식 중 갈비탕(12.2%), 생선회(10.7%), 치킨(10.9%)의 상승률이 높았다.
전기·가스·수도요굼도 9.6% 올랐다. 전기요금은 지난 4월 인상분이 반영돼 11.0% 올랐고 도시가스 요금 역시 4월과 5월 연달아 인상되며 11.0%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축산물(12.1%)을 중심으로 4.2% 오르며 전월(1.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사료비와 물류비 상승의 영향으로 돼지고기(20.7%), 수입 쇠고기(27.9%), 닭고기(16.1%)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집세는 2.0%, 공공서비스는 0.7% 각각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6.7% 올라 2008년 7월(7.1%)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상승률도 4.1%로 2009년 4월(4.2%) 이후 최고치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어 심의관은 “6월 물가는 전월비 상승률이 0.4% 이상이 되지 않는 한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올해 연간 상승률은 4.3%가 된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