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 커머스 직매입 사업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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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카카오가 자체 물류센터를 갖추고 직매입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중개수수료 기반 오픈마켓 형태에서 한 단계 나아가 직접 상품을 매입하고 보관, 판매한다. 직매입 모델을 통해 사업 볼륨을 10조원대로 키우고 e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올 하반기부터 커머스 직매입 판매에 들어간다. 내부에 전담 조직을 꾸리고 경기 이천 부근에 전용 물류센터도 확보했다. 직매입 상품 소싱을 맡을 전문 상품기획자(MD) 인력도 기존 30여명에서 대폭 늘린다. 식품·패션·뷰티·리빙 상품을 중심으로 직매입 판매에 나선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새벽배송 서비스도 검토한다.

직매입 사업은 물류와 재고로 인해 비용 부담이 큰 비즈니스 모델이다. 카카오는 패션 자회사 카카오스타일과 연계해 풀필먼트 운영 효율을 끌어올렸다. 카카오스타일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올해 자체 브랜드(PB) 상품 론칭을 앞두고 물류 인프라 확보를 고민해왔다. 결국 카카오 커머스 계열사가 물류센터를 통합 사용하기로 했다. 카카오 직매입 물량에 지그재그 상품을 더하면 물류센터 재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직매입 사업은 공동체(그룹) 시너지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커머스 사업 개편의 일환이다. 이를 주도한 건 서정훈 카카오스타일 대표다. 카카오 커머스 부문 대표도 겸하고 있는 서 대표는 여러 계열사가 각자 운영하는 커머스 사업을 본사 중심으로 규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신설된 '커머스 위원회'을 통해 사업 전략을 구체화했다.

커머스위원회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위원장을 서 대표와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가 위원으로 참여한 커머스 전담 조직이다. 위원회를 통해 카카오톡 쇼핑·선물하기와 별도로 운영됐던 지그재그와도 유기적 연계가 가능해졌다.

카카오는 커머스 사업 집중을 위해 지난해 자회사 카카오커머스도 흡수합병했다. 다만 기존 오픈마켓 모델로는 서비스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카카오 선물하기·톡스토어는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외부업체가 입점해서 판매하는 중개사업 형태다. 안정된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볼륨을 키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카카오 커머스는 지난 3년 동안 거래액은 4배, 영업이익은 6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연간 거래액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판매 중개를 넘어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승부수로 직매입을 택했다. 신세계·CJ대한통운과 연합군을 형성해 국내 최대 쇼핑 플랫폼을 구축한 네이버와는 다른 길을 걷겠다는 의도다. 카카오의 본격적 가세로 쿠팡, SSG닷컴 등이 포진한 국내 e커머스 시장의 판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와 공동체간 커머스 서비스 시너지를 위해 다양한 가능성과 방안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며 “직매입 사업도 현재 논의 중인 사안으로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단독]카카오, 커머스 직매입 사업 진출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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